러 SWIFT 퇴출에 따른 수출대금 미지급 영향

우크라이나 사태 - 미국ㆍ러시아. [PG=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사태 - 미국ㆍ러시아.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이미 국내 수출기업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와 해외 금융기관 간의 자금 거래까지 막히게 되면서 산업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27일 미국의 대(對)러시아 수출통제에 참여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SWIFT 퇴출은 국내 주요 산업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러시아에는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을 포함해 40여개의 기업이 진출해 있다. 러시아에 공장을 가동 중인 기업들은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각각 생산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으로 러시아 내수 시장 점유율 20%대를 차지하고 있어 제재 시 직접적인 피해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 공장에 부품을 수출하는 한국부품업체들까지 연쇄 타격이 우려된다.

조선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빅3' 조선업체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2020년 말 이후 러시아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 총 7척(3척·3척·1척)을 수주한 바 있다. LNG선 1척의 가격이 2400억원 정도임을 고려하면 총 규모는 1조7000억원 정도다. 이 밖에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와 1조원 가량의 LNG 설비 계약도 체결했다.

우크라 사태 긴장 고조…유가·금·곡물 가격 '들썩' [CG=연합뉴스] ⓜ
우크라 사태 긴장 고조…유가·금·곡물 가격 '들썩' [CG=연합뉴스] ⓜ

특히 삼성중공업은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ARCTIC(아틱·북극) LNG-2'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 LNG선을 건조하기 위해 2019년부터 현지 즈베즈다 조선소와 설비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총 계약금액은 43억달러(약 5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의 계약금액을 모두 합하면 7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정유‧화학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이 저유가일 때 사들였던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 평가이익이 커진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면 제품 수요 둔화로 이어져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화학업계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받는 영향은 더욱 부정적이다. 국제유가의 강세로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사용하는 나프타 중 수입산 비중은 약 20%이고, 이 가운데 약 23%가 러시아산이다.

만약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제한되면 다른 나라의 나프타로 수요가 몰리면서 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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