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전부터 '외교 보이콧'으로 불안
편파판정 이어지며 반중정서 세계에 확대
경제적으로도 실패한 역대 최악의 동계올림픽으로 기록될 가능성 ↑

산업경제팀 김금영 기자
산업경제팀 김금영 기자

[미래경제 김금영 기자] 역대급으로 '조용'하면서도 '떠들썩'한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야기다.

공식 후원사를 비롯한 유통업계의 마케팅은 예년같지 않게 조용한 반면, 편파판정 논란은 매일 떠들썩하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시작 전부터 불안했다. 미·중 갈등에 이어 중국 내 인권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에 따른 후폭풍을 피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이번 동계올림픽에 따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중국 신장 위구르 인권 유린 사건을 이유로,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 보이콧'을 선언했다.

신장 위구르 인권 유린 사건은 중국 당국이 '갱생 교육'을 명분으로 위구르족 무슬림을 수감시설에 강제 수용하고, 수용서에서 고문을 비롯한 광범위한 인권 침해 활동을 벌인 것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에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는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국 내에서만 올림픽 관련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진행하지 않았다.

후원사 중 하나인 삼성전자도 올림픽 에디션 스마트폰을 내놓고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것 외엔 올림픽 마케팅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나마 올림픽 수혜를 입은 곳은 BBQ다.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황대헌 선수가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언급하면서 주문량이 30% 치솟고, 관련 검색량도 늘었다.

이 외에 유통업계는 대대적인 마케팅보다 선수단 후원 및 할인행사 등 간접 마케팅에 그치는 등 대체적으로 조용했다.

이처럼 시작 전부터 불안했던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본격 개막하자 더 가관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편파판정이 내내 이어지면서 중국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대거 실격하는 사태가 빈번하게 벌어졌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유는 모르겠고, 일단 한국인이면 그냥 실격"이라며 편파판정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이어졌다.

비단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편파판정을 두고 "중국의, 그들만을 위한 동네 운동회"라고 비꼬았다.

본래 올림픽은 전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국가 차원에서는 자국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경제적 효과도 어마어마하다. 몇년에 한 번 찾아오는, 세계를 무대로 하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2018년 열렸던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 1조 4000억원의 소비지출 증가를 비롯해 관광산업 활성화, 국가 이미지 제고 등 간접효과도 보는 등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이뤘다. 이 때문에 올림픽 개최국이 되기 위한 경쟁이 매번 치열하게 전개돼온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경제적 측면에서도, 스포츠 정신에서도 실패했다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흥행 실패가 점쳐지면서 중국 경제 회복을 제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중 갈등과 함께 국제정치·경제 질서 변화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중정서'도 세계에 퍼졌다. 이번 올림픽에서 불거진 편파판정 논란은 반중정서 확대의 기폭제가 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시청자 수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절반으로 떨어지며 동계 올림픽 사상 최악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주역은 중국이다. 하지만 정당한 경쟁을 외면한,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주역이다.

자신들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중국은 선수들의 열정과 스포츠 정신을 빛바래게 하고, 경제적 효과도 거두지 못한, 역대 최악의 동계올림픽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으로는 이런 동네 운동회가 사라지고, 정당한 올림픽의 정신과 가치를 되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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