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허점 노려 통신 3사 자회사 통해 점유율 확대

통신3사가 자회사를 통해 알들폰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점유율이 50%를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
통신3사가 자회사를 통해 알들폰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점유율이 50%를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통신 3사 자회사들의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면서 알뜰폰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중 순수 휴대전화 회선 가입자만 따지면 통신3사 자회사의 가입자 점유율이 올해 3월 45.7%에서 10월 49.9%로 증가했다.

알뜰폰 중 순수 휴대전화 회선 가입자의 수는 3월 606만5000명에서 10월 596만8000명으로 줄었으나, 이 중에서 통신 3사 자회사 가입자 수는 222만7000명에서 297만5000명으로 20만명 넘게 늘어났다.

통신업계에선 이달 통신 3사 자회사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50%를 무난히 넘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은 통신3사 등 이동통신사업자(MNO)가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에 통신망을 빌려줘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구조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통신망을 도매가로 빌려주는 한편 각각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소매 사업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텔링크, KT는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 소매 사업을 한다.

통신3사 자회사들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비해 앞선 자금력과 마케팅 노하우를 앞세워 알뜰폰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들어선 각 사가 데이터 추가 제공 혜택과 무제한 요금제 등을 잇따라 내놨다. 중소사업자에 비해 쉽게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배경이다. 통신3사 자회사와 중소사업자간 매출 실적 격차도 갈수록 늘고 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아예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다. 2012년에 알뜰폰 시장 진입 조건으로 통신 3사 자회사들에 대해 시장점유율 50%를 넘길 수 없다는 조건을 붙였다. 50%를 넘기면 신규 가입자를 모을 수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IT 신시장이 커지면서 이같은 규제에 허점이 생겼다. 알뜰폰 가입수치엔 스마트워치, 태블릿PC, 개인용 라우터, 자동차 등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를 온라인에 연결하는 통신회선이 포함된다. 지난 10월 말 기준 알뜰폰 IoT 회선은 386만여개. 알뜰폰 '1000만 가입자' 중 약 40%는 휴대폰 사용자가 아니란 얘기다.

이같은 이유로 IoT 가입 회선을 포함한 알뜰폰 시장 전체에서 통신 3사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32%에 그친다. 

자금력을 앞세워 통신3사 자회사들이 알뜰폰 휴대폰 회선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벌여도 크게 제재할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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