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이통3사 영향력 급증…자금력 앞세워 빠르게 고객 흡수

통신3사 중심의 통신시장에 경쟁을 활성화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알뜰폰 시장이 통신3사의 새 먹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통신3사 중심의 통신시장에 경쟁을 활성화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알뜰폰 시장이 통신3사의 새 먹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이동통신 3사의 과점으로 고착화된 통신시장에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알뜰폰이 통신 3사의 또다른 먹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2일 발간한 '2021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휴대전화 서비스용 알뜰폰 가입자(606만명) 중 45.7%(277만명)는 이통3사 자회사인 알뜰폰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말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37%였던 것에 비하면 1년6개월 만에 점유율을 1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동통신 망을 재판매하는 주요 3사는 계열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의 주요 사업자로도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SK텔링크, KT는 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를 통해 각각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알뜰폰은 설비가 없는 영세·중소 사업자도 통신 3사의 망을 빌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됐고, 최근 스마트폰을 직접 구입해(자급제) 원하는 통신사의 유심칩을 넣어 ‘셀프 개통’하는 것이 실속파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대목을 만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뜰폰이 인기를 끌면서 이통사들의 과도한 마케팅도 논란이다. 이날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일부 이통사 유통망에서 알뜰폰 가입자에게 삼성전자 중저가폰인 '갤럭시A32' '갤럭시A12'을 공짜폰으로 제시하거나 10만원 안팎의 현금 페이백 또는 상품권을 지급하는 혜택을 내건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보급형 스마트폰을 할인 판매한다는 안내문. [자료사진=연합뉴스] ⓜ
서울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보급형 스마트폰을 할인 판매한다는 안내문. [자료사진=연합뉴스] ⓜ

가입자가 제시한 단말기를 선택한 뒤 갈아타고, 또 수개월 이상 회선을 유지하며 일정량 이상의 통화 및 데이터를 사용하는 등의 조건을 뒀다. 이는 현행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공시지원금 및 추가지원금 범위를 벗어나는 마케팅으로, 주로 전화 또는 온라인 채널 마케팅을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력이 탄탄한 이통사들이 마케팅비를 쏟아부으면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로선 가입자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

과기정통부는 통신 3사 자회사 점유율 확대로 알뜰폰 시장의 공정경쟁 저해 가능성을 인지하면서도 이들 업체의 점유율 제한 등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신 도매대가 인하, 알뜰폰 전용카드 등으로 알뜰폰 시장 자체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정책 목표와 효과를 면밀히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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