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의원 “금융사기·부실심사 우려 등 금융당국 검토 필요”

한 은행지점에서 한 시민이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대출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
한 은행지점에서 한 시민이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대출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에 자리잡은 가운데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은행의 비대면 대출이 111조원을 넘어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국내 18개 은행의 비대면대출 잔액은 111조7828억원이다. 이는 3년 반 전인 2017년 말(39조493억원의) 2.8배 수준이다.

비대면 대출 잔액은 2018년 말 49조3495억원, 2019년 말 67조789억원, 2020년 말 99조3614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같은 기간 건수 기준으로는 약 180만건에서 약 579만건으로 3년 반 새 221% 늘었다.

은행별로 비대면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23조1265억원)였다. 이어 하나은행(22조5726억원), 우리은행(21조5680억원), 신한은행(17조5339억원) 순이었다.

이중 대출 접수부터 실행까지 모두 비대면으로만 진행되는 완전 비대면대출은 올 상반기 기준 95조7414억원으로 전체의 85.6%를 차지했다. 나머지 18조134억원은 대출접수 등 일부만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일부 비대면대출이다.

완전 비대면대출은 그동안 신용대출 위주로 이뤄져 왔지만 주택담보대출도 100%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상품들도 올 하반기에 잇달아 선보였다.

비대면 대출은 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간편함이 가장 큰 장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고객들도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데다 은행 간의 경쟁으로 금리도 대면 대출보다 더 저렴하다.

하지만 금융서비스가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이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비대면 대출을 보이스피싱 등 범죄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간편한 방식으로 확 낮아진 대출 문턱이 자칫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민형배 의원은 “비대면 대출이 증가하면서 피싱 등 금융사기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질 수 있고 상환능력 심사가 부실하게 이뤄지지는 않는지 금융당국이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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