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팀 한우영 기자
산업경제팀 한우영 기자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지난 2019년 LG측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제기한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로 시작된 배터리 분쟁이 벌써 2년째 접어들었다.

지난 2월 판결이 난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서 ITC 측이 LG에너지의 사실상 손을 들어주면서 이번 분쟁은 LG쪽에 승리로 마무리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이달 초 LG에너지 측이 영업비밀 침해와 함께 진행했던 특허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 측의 특허 침해가 없다는 예비 판결이 나오면서 양측의 배터리 분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양측은 소송을 시작한 이후 몇 차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합의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LG측은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라며 3조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영업의 존속을 고려할 정도의 과도한 합의금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은 ITC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결과에 대해 과도한 처사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은 다음주 11일까지로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ITC의 특허침해 예비판결은 양측의 배터리 분쟁에서 새로운 국면 전환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번 특허침해 소송에서 LG측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건 자국의 이익을 생각하는 미국 정부입장에선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누가 승리를 하건 미국 정부의 입장에선 손해 볼게 없기 때문이다. 양측의 대규모 투자를 모두 얻어내는 것이 미국 정부 입장에서 최고의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ITC의 판결을 두고 양측의 합의 종용을 위한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시장 진출 선언으로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자국 시장 및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도 무섭다.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에 오르면 강세를 보였던 K배터리의 저력은 장기화된 소송에 힘을 잃어가고 있다.

수천억원의 소송비를 지출하며 상처뿐인 영광으로 남을지, 대승적 합의로 서로 시너지를 발휘 할 지는 온전히 양사의 몫이다. 하지만 양측이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설수 있는 명분이 생긴 만큼 조만간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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