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4월 주말 특근 없애…현대차도 특근 여부 장담 못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비상에 걸린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도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비상에 걸렸다. / 반도체 · 바이오 · 미래차 '빅3' 산업. [PG=연합뉴스] ⓜ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비상에 걸린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도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비상에 걸렸다. / 반도체 · 바이오 · 미래차 '빅3' 산업.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공장을 멈추거나 생산량 조절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이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빠졌다. 이미 기아는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4월 주말 특근을 없앤데 이어 현대차도 4월 특근 여부를 장담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동조합 화성공장지회는 지난 26일 조합원들에게 4월 특근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공지했다. 화성공장은 쏘렌토, 니로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최근엔 기아의 전략 세단인 K8까지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근 중단은 이들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 중 '하이브리드 파워 컨트롤 유닛(HPCU)' 등 반도체 소자 수급에 문제가 생긴 탓이다. 화성공장은 이달에도 특근을 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도 아반떼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울산3공장 등이 27일 특근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역시 차량용 반도체 부품 공급 부족 탓이다. ‘일렉트릭 컨트롤 유닛(ECU)’ 등의 물량 부족이 특히 심하다. 현대차는 부품 공급 불확실성에 따라 이달부터 매주 주말 특근 실시 여부를 월요일에야 확정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한 달 치 특근을 아예 취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수난은 더 심화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미주리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GMC 캐니언, 쉐보레 콜로라도 등 중형 픽업트럭 생산을 감축하기로 했다.

폴크스바겐 전기차 ID.3 [사진=AFP/연합뉴스] ⓜ
폴크스바겐 전기차 ID.3 [사진=AFP/연합뉴스] ⓜ

폭스바겐은 1분기 중국과 북미, 유럽 생산량을 10만 대 줄이기로 했다. 포드도 같은 기간 10~20% 감산한다. 도요타는 중국, 미국, 일본 등 공장의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 알릭스파트너스 등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완성차 생산 차질은 최대 100만 대, 피해액은 최대 61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예상보다 빠르게 자동차 수요가 회복된 데다 모바일, 가전 등 반도체 전반의 수요 증가로 생산 능력이 한계에 부닥친 게 큰 원인이다.

특히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 글로벌 공급의 70%를 점유하는 대만 TSMC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공급 지연이 확산됐다.

여기에 미국 한파, 일본 지진, 대만 가뭄 등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도 커졌다.

공급 차질의 핵심인 MCU의 경우 발주부터 납품까지 26~38주가 걸린다. 정부는 최근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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