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갤러리 ‘진선희 개인전-그림자 극장’ 18일까지

▲ 지난밤의 위로, oil on canvas, 145.5x97.0cm, 2014.
자신이 직접 꾼 ‘꿈의 기억’을 시각화 하는 진선의 개인전 ‘그림자 극장’이 인사동 화봉갤러리 2, 3전시실에서 12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진선희의 이런 작업은 곧 내 안에 침잠한 ‘자기’를 흔들어 깨우는 일이다. 작가는 칼 구스타브 융이 말하듯 내 안의 의식과 무의식이 조화를 이루는 자기실현과정을 실천해가면서 ‘노스탤지어(nostalgia)’라는 주제를 향해 나아간다.

작업에서 느껴지는 고독과 심연의 힘은 흡사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의 숭고함과도 같다. 광활한 대자연 앞에 고독한 인간 존재를 표상한 프리드리히의 숭고함이 숙연한 고요함이라면 진선희 작가의 작업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인간 신체의 유한함을 깨닫는 겸손함이다.

▲ xenitis, oil on canvas, 130x130cm, 2012.
그간 작가는 꿈을 통해 자신의 존재의 실체를 확인하며 회화를 통해 내면의 ‘자기’와 조우하려는 의지를 표출해왔는데 과거 ‘삶과 죽음’에 천착했다면 최근에는 ‘이상 세계’로의 방향선회를 보인다. 작품 속 저 멀리 닿을 수 없는 섬을 향해있는 하얀 종이배는 안견이 꿈 속의 복사꽃마을로 도원을 그려냈듯 낙원에 대한 작가의 염원을 담아낸다.

화봉갤러리 측은 “진선희의 작업들은 염세적 죽음이 아니라 융이 말한 ‘통합된 우주적 인간’으로 합일하는 긍정의 희망을 담아낸다. 꿈을 시각화해 나가는 작가의 묵묵한 걸음을 통해 우리는 외적 세계의 시뮬라크르 속에 손상되어버린 내 안의 ‘자기’와의 조우에 대한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읽는다”고 전했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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