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비-인건비 등 수익성 악화 이유…MB정부 시절 물가통제 영향도

▲ 식음료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어 식품 물가가 계속 오를 전망이다.(사진=뉴시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식음료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어 식품 물가가 계속 오를 전망이다.

줄줄이 오르는 가격에 소비자 반발은 높아지지만 업체들은 모두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의 이유로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MB정부 시절 물가통제로 억제됐던 가격 인상 요인들이 이제 하나둘씩 터져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오리온, 롯데제과, 농심, 해태제과, 빙그레, 코카콜라, 롯데칠성, 파리바게뜨, 삼립식품 등 대형 식음료업체가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특히 코카콜라의 경우 지난 2010년 이후로 매년 한두 번 정도의 가격인상이 있어 지나치게 빈번하다는 비판 여론도 있었다. 오리온 역시 초코파이 가격을 2012년 9월 3200원에서 4000원으로 25% 인상했는데 1여년 사이 다시 올려 50%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초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대표적인 업체인 롯데칠성음료와 CJ푸드빌(뚜레쥬르), 삼립식품, 농심 등도 가격 인상에 하나둘씩 합류하고 있어 추후 가격 인상 도미노는 계속 될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다른 업체들의 가격인상에도 인상계획이 없다던 농심도 7일부터 새우깡과 즉석밥, 웰치스 주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7.5% 올린다. 포스틱, 양파링 등은 2년 10개월 만에, 새우깡, 수미칩은 1년 6개월 만에 가격을 올리는 것이며 특히 즉석밥은 2002년 출시 이후 12년 만에 첫 인상이다.

롯데칠성음료도 10일부터 사이다와 펩시콜라 등 14개 제품 가격을 평균 6.5% 인상한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칠성사이다 가격은 8.3%, 펩시콜라 가격은 6.6% 오른다. 그외 칸타타는 5.3%, 게토레이는 5.2% 가격이 인상된다.

삼립식품도 17일부터 순차적으로 일부 빵류의 제품가격을 평균 6.4% 인상한다. 대상품목은 총 175종이며 호빵을 비롯한 나머지 528종은 가격을 동결키로 했다. 이번 가격인상은 2011년 7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이뤄졌다.

크라운제과 역시 2월부터 순차적으로 빅파이와 콘칲 등 7개 제품의 가격을 7.1∼10% 올린다. 이들 제품은 3년여 만에 가격이 조정됐다.

이 같은 대형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향후 중소 식품업체 및 타 업종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 가격을 올린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있으며 디아지오코리아도 딤플 위스키 가격을 평균 4.9% 인상하며 맥주와 딤플 등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앞으로도 가격을 올릴 식품업체들이 더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미 가격을 인상한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일제히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판매관리비 등의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원가 절감 노력에도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었으며 인상 품목과 폭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처럼 식음료업체들의 계속되는 가격 인상에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판매관리비 등의 가중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지만 또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각 기업별 내부사정과 함께 지난 MB정부 시절 물가통제 때문에 반영을 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 수도전기료, 물류비와 함께 인건비 상승 등 여러 가격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감내해 왔지만 한계에 부딪혀 수익구조가 악화되기에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 이외에도 각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내부적으로 반영을 못한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에서 입을 모아 얘기하는 대표적인 요인이 가장 크지만 이외에 각 기업들의 사정이 있어 반영을 못한 부분들이 있다. 그동안 많은 부담이 있었다”며 “이전 정권에서 억제된 부분들이 이번에 반영이 되면서 줄줄이 이어져 나오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희 기자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