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대기업 진출 가능성 열려…연매출 20조 시장 격변

대기업 참여 기회가 열린 중고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 중고자동차. [PG=연합뉴스] ⓜ
대기업 참여 기회가 열린 중고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 중고자동차.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대기업 참여 기회가 열린 중고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차가 자사의 중고차 판매를 위해 시장 진출을 예고했고, 공유차 업체 쏘카도 진출을 공식화 하면서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는 19일 오후 2시부터 쏘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캐스팅' 메뉴를 추가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판매 차량은 ▲투싼 ▲스포티지 ▲아반떼 등 준중형 SUV와 세단 3종 100여대다.

쏘카가 직접 중고차 판매에 나서는 건 기존에 중고차 도매상을 통했을 때보다 남는 마진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쏘카는 이전에도 공유 서비스 차량을 내부 서비스 및 연한 기준에 따라 공매나 경매 방식으로 매각해왔다.

다만 쏘카는 일단 자사가 보유한 공유 차량만 팔고, 시장에서 중고차를 매입해 이를 되파는 본격적 매매업은 하지 않는다.

쏘카, 중고차 사업 진출. [사진=쏘카 제공] ⓜ
쏘카, 중고차 사업 진출. [사진=쏘카 제공] ⓜ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이 제한돼왔으나 지난해 초 지정 기한이 만료되면서 대기업 진출 가능성이 열렸다. 기존 업체들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신청했으나 동반성장위원회가 작년 11월 부적합 의견을 냈고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아있다.

현재 중고차 전체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대수 240만대에 달한다.

국내 완성차 업계 1위 현대차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 했다.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지난 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중고차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 70∼80%는 거래 관행이나 품질 평가, 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완성차 업계도 중고차 거래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현대차가 이를 공식적인 석상에서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 [사진=연합뉴스] ⓜ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 [사진=연합뉴스] ⓜ

중고차 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난해 11월 한국경제연구원의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6.4%가 중고차 시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차량 상태 불신(49.4%), 허위·미끼 매물(25.3%), 낮은 가성비(11.1%), 판매자 불신(7.2%) 등의 이유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중고차 시장이 보다 투명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이 하면 대놓고 사기를 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정부도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지난 15일 "시대가 변하고 있어 어느 한쪽만 생각할 수 없다"며 "(완성차 업체와 중고차 매매업체간) 상생방안을 찾는게 맞다"고 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을 사실상 허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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