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한 직원이 가족 명의 회사에 76억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아 개인 이득을 취했다 면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들이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한 규제 정책을 쏟아내면서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던 시기에 일으킨 대출만 29건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2일 기업은행발 ‘대출 취급의 적정성 조사관련’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 경기도 화성시 소재 영업점에서 근무했던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가족 관련 대출을 29건 실행했다. 총 대출금은 75억7000만원어치로 확인됐다. 

A차장은 아내와 모친 등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 명의로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았다. 법인기업 5개에 26건, 73억3000만원의 법인 대출을 실행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3건, 2억4000만원어치였다. 

이렇게 일으킨 대출은 아파트 18건, 오피스텔 9건, 연립주택 2건 등 부동산 쇼핑으로 흘러들어갔다. 이중 경기도 화성 소재 아파트 14건과 오피스텔 8건, 부천 소재 연립주택 2건으로 판명됐다.

이렇게 A차장이 주택을 매입한 시기는 부동산 상승 시기와 맞물려 평가 차익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알려졌다.

기업은행 측은 대출 취급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여신 및 수신 업무 취급절차 미준수 등업무 처리소홀 사례’로 판단하고 A차장에 대해 지난달 31일 면직 조치를 내렸다. 

은행은 또한 추후 법률 검토를 거쳐 A씨를 고발하고 대출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해당 대출을승인해준 지점장도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인사 조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자 거래 관련 시스템을 정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직원 본인의 대출만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직원 가족과 관련된 대출 등 거래는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