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이어 에이치솔루션 지분보유 기업 잇달아 상장

한화종합화학이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다시금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사진=한화그룹 제공]
한화종합화학이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다시금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사진=한화그룹 제공]

[미래경제 김석 기자] 한화종합화학이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다시금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화그룹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은 최근 외국계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조만간 주관사 선정작업을 거친 뒤 상장 실무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지난 201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한화종합화학(전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할 당시 2021년까지 회사를 상장하기로 계약했다.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공개(IPO) 추진은 지난해 한화시스템 상장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두 회사의 상장이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화그룹은 지주사 체제는 아니지만,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지주사 역할을 하는 불완전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배구조도 두 회사를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어 한화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승계를 염두에 둔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지분율 50%), 김동원 한화생명 총괄상무(25%),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25%)이 지분 100%를 갖고 있어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그룹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지난 2017년 그룹 내 시스템통합(SI) 계열사 한화S&C에서 투자 부문만 떼어내 물적분할한 회사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해부터 ㈜한화 지분을 확대한 데 이어 한화시스템을 시작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상장에 나섰다. 에이치솔루션은 100%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종합화학을 지배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종합화학 지분율은 39.1%로 최대주주다.

한화종합화학의 가치가 시장에서 높게 평가될수록 세 아들이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 가치도 오르기 때문에 한화종합화학의 상장이 3세 승계 작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업계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가치를 4조~5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종합화학의 상장을 3세 승계를 위한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 회사의 상장을 통해 에이치솔루션의 몸값을 올린 뒤 한화에 대한 세 아들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왼쪽부터)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겸 한화 전략부문장. [사진=연합뉴스] ⓜ
(왼쪽부터)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겸 한화 전략부문장. [사진=연합뉴스] ⓜ

현재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은 김동관 부사장(보통주 기준 4.4%), 김동원 상무(1.67%), 김동선 전 팀장(1.67%)까지 총 7.74%다.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지주사 격인 ㈜한화의 지분을 늘려야 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상장으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가치가 상승하면 세 아들이 이를 기반으로 ㈜한화 지분 추가 매입이나 교환(스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상장 작업은 한화시스템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내년 상반기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상장 당시 보호예수기간을 1년6개월로 정했기 때문에 내년 5월까지 한화시스템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 그동안 한화그룹이 한화시스템의 규모를 키워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보호예수가 끝나는 시점에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통해 경영승계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