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회사채·기업어음 발행 크게 늘어
부동산 자산 매각하고 비주력 사업 구조조정도 단행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CG=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CG=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나섰다. 회사채를 발행해 금융시장에서 직접 자금 조달에 나서는가 하면 부동산 매각, 비주력 사업 정리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그룹은 최근 계열사와 관계사의 자금 조달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각 사가 처한 상황에 맞게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최근 전 계열사에 현금성 자산 확보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계열사는 비용 절감과 차입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현금 마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16조8984억원으로 전월보다 51.4% 늘었다. 특히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가 6조6470억원으로 전월의 두 배로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6조원에 가까운 CP가 발행됐다. SK에너지(2750억원)와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현대제철 등 대기업들이 각각 2000억원 어치의 CP를 발행했다.

기업들의 부동산 자산 매각도 잇따르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이 보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와 건물,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서귀포시 호텔 매각을 추진 중이다.

코로나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대형 유통 기업들도 점포 등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최대 규모의 점포 처분 계획을 밝혔다. 부실 점포를 추려 2~3년 내 정리하겠다는 계획인데, 이미 20여개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쳤다. 이마트 역시 스타필드 건설 예정지였던 서울 마곡지구 땅을 매각해 8000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코로나 사태로 외식산업이 고사 위기에 빠진 가운데 CJ푸드빌 역시 신규 투자를 전면 중단하고 부동산을 비롯한 고정 자산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수익성이 낮은 매장은 철수하고 신규 출점을 보류해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를 통한 사업재편도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는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을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제철 은 충남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공장에 대해 매각을 포함한 사업 조정을 검토 중이다. OCI와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SK종합화학과 롯데케미칼 역시 수익성이 낮아진 화학 공정에 대해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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