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따른 투자수익률 악화 및 '코로나19' 여파로 최악 실적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최근 저금리·저출산·저성장 이른바 '3저 위기'에 빠진 보험업계가 이달부터 재무통 출신을 기반으로 한 CEO(최고경영자)를 잇따라 발탁한다. 

업황 악화가 지속됨에 따라 보험업계는 기존 '장수 CEO 체제'에서 과감한 세대교체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보험사 수장들이 줄줄이 교체될 전망이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사진=삼성자산운용]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사진=삼성자산운용]

지난 1월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사장을 신임 CEO로 내정한 삼성생명은 오는 19일 주주총회에서 전 내정자를 공식 선임한다.

1964년생인 전 내정자는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재무심사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PF운용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과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치며 자산운용업무 전문가로 입지를 다졌다.

7년간 한화손해보험을 이끌어왔던 박윤식 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난다. 박 사장은 취임 이후 흑자 전환을 이끌고, 4년 연속 순익 증가를 달성하며 세 차례 연임한 바 있지만, 지난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한화손보는 신임 CEO로 강성수 사업총괄 부사장을 내정하고 19일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강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한화증권·한화건설·한화 등을 거쳐 2016년부터 한화손보에서 재무담당 임원을 역임하는 등 재무통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차남규 부회장의 퇴진으로 올해 첫 단독대표가 된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도 한화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여 사장은 985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2004년 대한생명 재정팀장을 거치며 2015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와 2017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융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2105년 한화투자증권 대표 시절에는 흑자전환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사진=한화투자증권]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사진=한화투자증권]

현대해상도 차기 CEO로 조용일 총괄 사장과 이성재 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 20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조 내정자는 1958년생으로 일반보험업무본부장, 기업보험부문장,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하면서 손해보험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자랑한다. 1960년생인 이 내정자는 기업영업담당임원과 COO, 경영기획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현대해상 안팎에서 '해외통'으로 평가받는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선임된 최원진 롯데손해보험 사장도 '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최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 법학박사학위를 받은 미국 변호사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사무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서기관을 거쳐 국제통화기금 자문관, 제이케이엘 파트너스 전무 등을 역임했다.

장수 CEO들의 세대교체는 악화된 보험업계 경영 상황을 방증한다. 저금리 기조로 투자수익률 악화에 이어 회계제도 변화 대응(IFRS17)에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전세계 대유행)' 현상까지 겹치면서 보험업계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선 운용자산수익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어 해외투자에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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