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PGA 63년 만에 기록…그랜드 슬램 달성 까지 1승 남겨놔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인비. (사진=뉴시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골프 여제’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3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그랜드슬램 전망을 밝혔다.

박인비는 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스햄턴의 세보낵 골프클럽(파72·682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총상금 325만 달러)에서 종합 8언더파 280타를 기록, 우승상금 58만5000 달러(약 6억6600만원)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이 대회 최연소 우승(19세11개월)으로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달성한 박인비는 대회 두 번째 정상에 오른데 이어 올 시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3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3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은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쓰인 기록으로 한국인 최초 박인비가 새로운 기록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US오픈 우승으로 여섯 번째 우승컵을 들어오린 박인비는 종전 박세리(36·KDB금융그룹)가 보유한 기존 최다승 기록인 5승(2001년, 2002년)을 넘어 한국인 최다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3연속 메이저 우승을 달성함에 따라 박인비는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과 9월 에비앙챔피언십 등 남은 메이저 2개 대회에서 1승만 추가하면 염원했던 골프 그랜드슬램(한 시즌 메이저 4개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그랜드슬램은 박인비의 우상인 박세리는 물론 메이저 10승을 달성한 아니카 소렌스탐(43·스웨덴)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1950년 타이틀 홀더스 챔피언십, 웨스턴 오픈, US여자오픈 등 메이저 대회가 3개였던 당시 베이브 자하리아스가 그랜드슬램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운 바 있으나 1979년 메이저 대회가 4개로 확대된 이후 한 시즌에 그랜드슬램을 작성한 선수는 아직 없다.

한편 박인비의 우승으로 US여자오픈의 정상은 3년 연속 한국인 차지가 됐다. 2011년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 지난해 최나연(26·SK텔레콤)에 이어 박인비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인비는 욕심을 냈던 대회인 만큼 초반부터 강한 우승 의지를 드러내며 치고 나갔다. 1라운드 단독 2위로 출발한 그는 2라운드부터 선두로 나선 뒤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3라운드를 마쳤을 때 박인비는 단독 2위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을 4타 차로 따돌린 단독 선두를 달렸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도 차분히 경기를 진행한 박인비는 4타차를 유지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첫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김인경은 지난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유선영(26·정관장)에게 아쉽게 우승을 내준데 이어 이번에는 박인비에게 가로 막혀 2년 연속 메이저 대회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1년 우승자 유소연은 타수 변화 없이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이 대회 1~3위는 모두 한국 낭자들이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 최나연은 최종합계 7오버파 295타 공동 17위로 마감했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박인비는 “믿어지지 않는다. 베이브 자하리아스에 이어 새로운 기록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어 매우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랜드슬램 달성까지 남아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덧붙여 그랜드슬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이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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