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교과서로 아이들이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울 수가 있을지 참 걱정입니다.”

서울 한 인근에 있는 문화센터에서 만난 어느 학부모가 기자에게 건낸 말이다.

앞서 교학사 측은 “그동안 기존의 한국사 교과서가 좌편향 서술이 많았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이를 바로잡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공개된 교과서는 “일본의 식민지배가 한국의 경제 성장과 자본주의 발전의 토대가 됐다”는 우편향의 ‘식민지 근대화론’ 반영, 고대사‧근현대사 왜곡 등 내용이 담겨있어 역사학자들을 비롯,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았다.

친일파인 최남선이 자신의 행적을 해명하며 쓴 글이 그대로 실려 있고 독도와 간도 등 영토분쟁지역을 다루는 지도에서는 서간도의 위치가 엉뚱한 곳에 표기 돼 있는 등 사실 오류와 왜곡 서술이 다수 발견 됐다.

결국 교학사 국사 교과서는 2112건에 달하는 내용을 수정하는 기록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다른 출판사에 비해 무려 150배나 많은 수치다.

‘좌편향’시각을 잡겠다고 나섰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우편향’ 입장이 가득한 심지어 객관적 사실까지 왜곡하는 ‘부실 교과서’인 셈이다.

게다가 잘못된 내용을 바로 잡기 위해 나선 많은 이들에 대해서는 ‘좌파들의 외압’이라 비난하기 바쁘다.

역사는 ‘나’와 ‘우리’의 변천사이고 더 나아가 사회의 뿌리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역사를 배워가는 여정은 이 모든 것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교과서의 내용은 이념을 기준으로 한 편향된 시각에서 왈가왈부 할 것이 아닌 ‘진실이다’ ‘진실이 아니다’로 검토돼야 한다.

또한 사실 그대로의 역사를 말하고 ‘진실’을 주장하는 것이 특정 이념의 관점으로 비춰지지 않는 공정한 교육이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한 역사관이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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