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장단 인사 중 절반이 미전실 출신…금융계열사 및 물산에서도 사장직 맡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그룹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며 2017년 3월 그룹 콘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했지만 출신 인재들을 여전히 그룹 곳곳에서 중용하고 있다.

21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그룹의 임원 인사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사에서는 옛 미전실 출신 인재들의 약진이 어느 때 보다 눈에 뛴다. 미래전략실해체 직전 상무급 인사들은 총 27명이었는데, 지난해와 올해 정기 인사를 통해 27명 중 23명이 전무 직함을 달게 됐다.

특히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인사에서 미전실 출신 인사들의 승진이 돋보인다. 이번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선 승진자 네 명 중 절반이 미전실 출신으로 채워졌다.

최윤호 경영지원실장과 박학규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경영지원실장이 대표적이다. 최 사장은 2010~2014년 미전실 전략1팀에서 일했다. 2017년부터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에 몸담았다.

박 사장은 2016년 3월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부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미전실 해체와 동시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동반 사퇴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삼성SDS 경영지원실장(CFO)로 돌아왔고, 2년만에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복귀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회사를 떠났던 이인용 사장(전 고문)도 2년 만에 삼성전자 대외협력(CR) 사장으로 복귀했다. 이인용 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과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을 역임하면서 12년간 삼성그룹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금융계열사에선 미전실 산하 금융일류화추진팀에 속했던 인사들이 약진했다. 금융일류화추진팀은 2004년 금융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출범해 2015년 미전실 직제에 편입됐다. 2017년 3월 해체됐지만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로 명맥이 이어졌다.

주요 다섯 개 금융계열사 중 세 곳의 대표가 일류화추진팀 출신이다. 올해 사장으로 승진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와 각각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신임 대표에 임명된 김대환 부사장, 심종극 부사장이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이다.

삼성물산에선 김명수 EPC(설계조달시공)경쟁력강화TF장(사장)이 미전실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김 사장은 전무 직함을 갖고 있던 2010년 미전실 전략2팀장에 임명됐다. 2018년 1월부터 건설 계열사들의 업무조정과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조직된 EPC경쟁력강화TF장을 맡고 있다. 이영호 건설부문 대표(사장), 정금용 리조트부문 대표(부사장)도 2010년께부터 김 사장과 미전실에서 함께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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