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선 비중 큰 항공사 타격 현실화…추가 노선 중단도 이어질 전망

최근 확산 우려가 커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으로 국내 항공사들이 잇따라 일부 중국 노선의 운항에 대해 잠정 중단에 나섰다. / 29일 오전 대구시 동구 지저동 대구국제공항의 도착알림판에 중국 연길과 장자제에서 출발하는 티웨이항공의 여객기가 결항했음을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최근 확산 우려가 커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으로 국내 항공사들이 잇따라 일부 중국 노선의 운항에 대해 잠정 중단에 나섰다.

중국 내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등 ‘우한 폐렴’ 전파가 지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서면서 당분간 추가 노선 중단도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25개 도시, 32개 노선에 취항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부터 중국 노선 3개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노선은 현재 주 4회 운항 중인 인천∼구이린(桂林) 노선과 인천∼창사(長沙) 노선, 주 2회 운항 중인 인천∼하이커우(海口) 노선이다.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비운항 결정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중 중국 노선 매출 비중(작년 3분기 기준 15%)이 가장 큰 제주항공은 이날 인천∼싼야(三亞), 인천∼난퉁(南通), 인천∼하이커우 등 3개 노선의 운항 중단을 추가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이에 앞서 전날 부산∼장자제(張家界), 무안∼장자제, 무안∼싼야 노선의 운항을 각각 중단한바 있다.

이에 따라 동계 기간 운휴 중인 5개 노선을 제외하고 12개의 중국 본토 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은 이중 절반인 6개 노선의 운항을 당분간 중단한다.

전날 청주∼장자제 노선의 운항 중단을 결정했던 이스타항공은 이날 추가로 제주∼상하이(上海), 청주∼하이커우, 인천∼정저우(鄭州) 구간의 운항도 다음달 말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진에어는 현재 제주∼시안(西安)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27일까지 발권한 해당 노선 항공편의 환불 수수료는 면제하기로 했다.

앞서 전날에는 에어서울이 인천∼장자제 노선과 인천∼린이(臨沂)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한이 아닌 다른 중국 지역을 오가는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것은 에어서울이 국내 항공사 중 처음이다.

특히 인천∼장자제 노선은 작년 5월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 당시 에어서울이 저비용항공사(LCC) 중 유일하게 배분받은 노선으로 첫 달부터 흑자를 기록해 에어서울은 연간 14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던 알짜 노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한 중국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도 현재 일부 중국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 등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중국 당국이 우한 공항의 모든 항공편에 대해 운항 불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지난 23일 주 4회 운항하던 인천∼우한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의 신규 취항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전날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전지역에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를 신규 발령했다.

‘우한 폐렴’ 발원지인 우한(武漢)시를 포함한 후베이성(湖北)성 전역 여행경보는 25일자로 적용된 3단계(철수권고)를 유지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에 따르면 작년 한해 중국 노선 여객은 개별 관광객과 인센티브 관광객의 증가로 1843만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특히 중국 노선 여객수는 2017년 3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급감했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우한 폐렴’이 장기화되면 실적 개선을 노린 항공업계에 큰 타격과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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