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주가 올해 36% 점프…시총 24조 6위로 5위 현대차 추격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현대차그룹의 경영 승계 핵심으로 꼽히는 계열사이자 향후 미래 전략의 핵심인 현대모비스가 주식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모비스의 주가 상승 추이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주가는 지난해 말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고 최근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중이다. 조만간 현대자동차의 시총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한 해 국내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35.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7.3%)의 약 다섯 배다. 현대모비스는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6위(24일 기준 24조5000억원)까지 뛰어올랐다. 그룹의 대표인 현대차(시가총액 5위)를 바짝 뒤쫓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8일 장중 한때 26만8500원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이 회사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현대차(2.9%)보다 훨씬 높다.

현대차 계열사들의 주가는 중국과의 무역갈등 여파가 다소 잦아들면서 올해 대부분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현대차는 해외 판매 정상화와 이에 따른 실적 회복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다소 제한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선 현대모비스가 그룹 미래 전략의 핵심이란 점을 꼽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 기술이 모두 현대모비스를 통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구동모터·시동발전기와 배터리 시스템, 탑재형 충전기 등 현대모비스의 전동화(내연기관이 아닌 전기동력) 매출은 분기 기준으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들어선 충북 충주에는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인 '파워트레인 연료전지 통합모듈(PFC)’'생산 공장도 세웠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는 울산에 새로 짓는 현대모비스의 전기차 부품 전용공장에서 생산한다.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를 만드는 회사는 테슬라와 폭스바겐뿐이다.

모비스는 그룹의 역대 가장 큰 투자로 손꼽히는 미국의 자율주행업체 앱티브(Aptiv)와 조인트벤처(JV) 설립에 자금과 인력을 투입했다. 10월에는 미국 라이더 센서분야 선두업체인 벨로다인(Velodyne Lida)에 단독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그룹의 기술 확보를 위한 해외기업 지분 투자, M&A, JV설립 등 대부분에 과정에 모비스가 참여했을 정도로 미래차 관련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현대모비스의 위상이 커진 것도 주가에는 호재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국내 AS 부품 사업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계열사 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현대모비스 중심의 지배구조를 구축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다른 일부 주주들이 반발하면서 회사 분할과 합병은 없던 일이 됐다. 최근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문이 착실한 성과를 내면서 이런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정부가 수소사회 구현에 정책적인 지원에 나선 것도 현대모비스에 유리한 점이다.

내년 전망도 밝다. 증권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현대모비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2조3679억원이다. 지난해보다 17%가량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12%가량 증가한 2조6446억원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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