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페이스북과 잇달아 사업 제휴…카카오,공중파3사와도 협업 강화

SK텔레콤 박정호 사장과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의 미팅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탈(脫) 통신' 행보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SK텔레콤이 국내는 물론이고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ICT 기업들과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서울 을지로 T타워 4층 슈펙스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페이스북과 VR(가상현실) 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페이스북과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PC가 필요 없는 독립형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오큘러스 고(Go)'도 국내 독점 출시한다. 오큘러스 고를 기반으로 가상 세계에서 커뮤니티 및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버추얼 소셜 월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버추얼 소셜 월드는 SF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같이 현실의 모든 활동을 가상 세계로 확장하는 데 있다. 이용자들은 7개의 테마룸에 모여 음성과 문자 채팅으로 관심사를 나누며,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친구를 맺고, 미니 게임을 함께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가상 세계 쇼핑과 같은 사업 모델도 결합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통신을 벗어나 다양한 사업 분야로 확대를 시도해 왔다. 유무선 통신망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보안업체 ADT캡스를 인수했고, 모바일 기반의 생활금융 플랫폼 사업을 위해 하나금융그룹과 '핀크'를 설립하기도 했다. 또 지상파 3사와 손잡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출범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MS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클라우드’를 국내 독점 계약했다. 전 세계 국가 중 처음이다.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로 최신 게임을 콘솔(TV에 연결해 쓰는 가정용 게임기)이나 고사양 PC 없이 저사양 PC나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다.

또 SK텔레콤은 지난달 미국 거대 미디어 기업인 '컴캐스트’와 e스포츠 합작회사 'T1'을 설립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국내 OTT 시장 진출이 예상되는 디즈니의 파트너도 SK텔레콤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올해 초부터 디즈니와의 협업에 관심을 여러차례 드러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이러한 행보가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도 그대로 반영됐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SK ICT 테크 서밋'에서 "뉴 ICT 기술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이런 환경에서 독자적으로 경쟁력을 갖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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