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논란 되자 피해자 찾아가 동영상 삭제 요청

구리시 여성 집단폭행 CCTV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최근 구리시에서 발생한 여성 집단폭행 사건을 두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이를 수수방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SNS에는 지난 13일 오전 4시쯤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의 한 번화가에서 여성 A씨가 남성 3명에게 내팽개쳐지는 모습과 인근에 있던 경찰이 가만히 서 있는 장면 등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 퍼졌다.

A씨는 SNS 제보 페이지에 "(남성들이) 죽여버리겠다. 머리채를 잡고 발로 차고 던지고, 30~40분 정도 경찰들이 싸움을 보고 있었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수십명이 보는 앞에서 구타를 당하고 제 동영상이 떠도는 것을 알게 돼 현재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도 호소했다.

A씨는 다시 폭행사건으로 갈비뼈 두 곳에 금이 갔고, 온 몸에 멍이 들어 전치 5주 진단을 받았다.

영상이 퍼지면서 경찰의 대응은 즉각 논란이 됐다. 특히 폭행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뒷짐을 진 채 사람들이 몰려있는 쪽을 바라보는 모습은 공분을 일으켰다.

더군다나 논란이 된 경찰 지구대 간부가 이 여성을 찾아가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을 인터넷에서 내려달라고 회유했다고 주장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A씨는 영상을 인터넷으로 폭로한 다음 날인 지난 18일 경찰서에 직접 고소장을 제출해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영상 속 경찰관들이 속한 지구대 간부가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 A씨를 찾아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영상을 내려달라고 계속 요구했다는 것이다.

20일 채널 A와 인터뷰에서 A씨는 "저에게 안 좋으니까 내리라는 식이었다"며 "(인터넷에 영상이) 뜨고 나니까 저한테 연락 오고 사과를 하러 왔다"고 전했다.

해당 지구대 간부는 "안티 댓글 올라오는 거에 대해서 답답해하고 힘들어하니까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끔 (영상 삭제를) 제시만 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감찰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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