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함 세계 226개국, 10억 가구에 브랜드 홍보…기업 이미지 상승

CJ대한통운 소속 강성훈 선수가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의 트리니티 포레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사진=CJ대한통운 제공)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프로골퍼 강성훈(31) 선수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후원사인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도 ‘대박’이 터졌다.

전세계 226개국 10억 가구 이상의 시청자들에게 글로벌 브랜드 ‘CJ Logistics’를 노출하며 최대 200억원 이상의 파급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미국 물류기업 DSC 등을 인수하며 글로벌 물류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CJ대한통운의 브랜드 이미지를 단숨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대한통운은 13일 자사가 후원하는 프로골퍼 강성훈 선수가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의 트리니티 포레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데뷔 159경기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고 14일 밝혔다.

강성훈은 23언더파 261타로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 상금 142만 2000달러(약 16억7000만원)을 거머쥐었다.

특히 강성훈 선수가 우승을 다툰 4라운드 후반부는 중계화면마다 CJ그룹과 CJ대한통운의 글로벌 브랜드 ‘CJ Logistics’ 로고가 함께 노출됐다. 전세계 시청자들이 브랜드를 인지하는 것은 물론 강성훈 선수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면서 브랜드 이미지도 단숨에 업그레이드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 홍보뿐만 아니라 브랜드 노출 및 이미지 제고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 등을 종합하면 파급효과만 최대 200억원 이상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달 타이거 우즈가 PGA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골프의류 등을 후원한 나이키가 약 2254만 달러(255억원) 수준의 상표노출 효과를 올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 등 남자골프에 대한 인기가 높은 국가의 경우 직접적인 마케팅 성과도 함께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의 미국 현지 뉴패밀리사인 DSC는 이번 대회 현장에 고객사를 초청, 응원전과 함께 우승 직후 강성훈 선수와의 팬미팅을 주선하는 등 직접 마케팅 행사를 펼쳐 고객사 관계자들로부터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17년 CJ대한통운 소속 김시우 선수가 PGA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당시 호주의 모 가전기업이 CJ대한통운의 미국 법인으로 물류사업 협력과 관련한 문의 전화를 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난 경우도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우승의 승부처가 됐던 15번 홀 퍼팅의 순간 전세계가 그의 모자 측면과 왼쪽 가슴, 오른쪽 소매에 새겨진 ‘CJ Logistics’를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며 “브랜드 노출에 따른 파급효과도 엄청나지만 강성훈 선수가 힘들었던 시절 후원을 통해 ‘158전 159기’의 우승을 함께 일궜다는 점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알려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무형의 친근감은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은 ‘세계를 향한 비상’이라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경영철학과 맥을 같이 한다. 세계 시장보다 국내에 더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시청률이 높고 스타 여성골퍼가 많은 LPGA에 후원을 집중하며 ‘안전한 스포츠 마케팅’에 머무는 사이 CJ대한통운은 글로벌 주류인 PGA에 도전한 한국 남자골퍼들의 가능성에 베팅을 한 것이다.

강성훈 선수의 경우에도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년간 국내 모 금융사의 후원을 받았지만 2011년 PGA 도전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아 CJ대한통운과 후원계약을 맺은 2018년 1월까지 3년 동안 후원사 없는 외로운 도전을 이어간 바 있다.

이와 함께 PGA가 갖고 있는 미국시장에서의 마케팅 파워도 CJ대한통운의 과감한 투자의 배경이 됐다. CJ그룹이 거액을 들여 국내 최초 PGA 투어 정규대회인 ‘THE CJ CUP @ NINE BRIDGES’를 유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CJ Logistics’ 브랜드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스포츠 마케팅도 성과를 내고 있다. ‘F1 그랑프리’ 및 ‘PGA 투어’ 등을 후원하는 글로벌 물류기업 DHL, 페덱스(Fedex)의 스포츠 마케팅과도 경쟁하는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글로벌 탑5 종합물류기업’ 도약을 추진 중인 CJ대한통운은 글로벌 시장을 향한 기업의 도전정신에 어울리고 글로벌 레벨에 걸맞는 스포츠 마케팅을 추진하는 차원에서 2016년부터 PGA 등 세계 골프무대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골퍼들을 후원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단번에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과감한 스포츠 마케팅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성훈 선수의 우승을 계기로 CJ대한통운과 강 선수의 인연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2015년 이후 소속사 없이 불굴의 도전을 이어가던 강성훈 선수는 지난 2017년 10월 출전한 ‘THE CJ CUP @ NINE BRIDGES’에서 CJ대한통운이 주최한 ‘한국 출전선수 우승기원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행사는 당초 CJ대한통운 소속 김시우, 안병훈, 이경훈 선수를 대상으로 한 응원전으로 기획됐다. 강성훈 선수는 행사 초청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제주에서 열리는 국내 첫 PGA 투어인 만큼 ‘제주의 아들’ 강성훈 선수를 함께 초청하기로 결정했다. 행사명도 당초 ‘CJ대한통운 소속 선수 우승기원 행사’에서 ‘한국 출전선수’로 변경하는 배려를 하기도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CJ대한통운 고위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한 당시 현장에서는 강성훈 선수가 ‘무소속’이라는 점이 부각됐고 이듬해인 2018년 1월 CJ대한통운과 계약하는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 강성훈 선수는 우승 직후 “어릴 적부터 타이거 우즈의 우승을 보면서 PGA 투어 우승을 꿈꿨는데 그 꿈을 이루게 되어 기쁘다.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골프팬 분들과 든든한 지원으로 격려해 주신 CJ대한통운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CJ대한통운은 강성훈 선수 우승을 기념해 13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우승 축하 메시지를 남기는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친필 사인 모자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중국, 동남아, 중남미, 유럽 등 전 세계에 걸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 DSC 로지스틱스와 손을 잡고 미국 물류시장으로의 사업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DSC가 보유하고 있는 지역 네트워크·사업적 강점과 CJ대한통운의 운영 노하우·첨단 물류 기술을 결합해 사업역량을 강화하면 물류시장의 메인 스트림인 미국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5월 1~3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2019 AWESOME Symposium’에 스폰서로 참여해 미국 물류업계 주요 여성 리더들에게 CJ그룹과 CJ대한통운을 소개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