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CJ 등 스크린 독과점 심화 우려” 반발

CJ ENM 사외이사 및 감사직을 맡고 있어 논란이 예상되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신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에 내정된 박양우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CJ ENM 사외이사 및 감사직을 맡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문화관광부 차관을 지냈다. 이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중앙대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다만 2014년 3월 1일부터 2021년 7월 1일까지 임기로 CJ ENM 사외이사와 감사를 맡고 있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영화계 일부에서는 박 내정자가 문체부 장관에 오를 경우 CJ ENM의 영화계 지배력은 더 커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CJ ENM 사외이사 출신이 문체부 장관이 되면 같은 문재인 정부에서 특정 사안에 문체부 입장이 180도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산업은 극장업(상영)과 영화유통업(배급)을 겸하는 CJ·롯데·메가박스 3개 기업의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세 곳이 전국 상영관의 92%, 좌석의 93.4%, 매출액의 97%(2017년 한국영화연감 기준)를 독점한다.

특히 영화계에서는 대기업 극장들은 대기업이 투자하고 유통하는 영화에 과다하게 상영관을 열어주는 등 이해관계에 따른 과다상영과 조기종영으로 전반적 영화계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민주노총·참여연대·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한국진보연대·한국민예총·영화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 대책위원회 등이 소속된 한국영화반독과점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박양우씨의 장관 인선에 명확히 반대한다"고 밝힌바 있다.

대책위는 박양우 전 차관을 가리켜 "한국영화배급협회장,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공동대표를 역임하면서 일관되게 CJ그룹 이해만 충실하게 반영해 왔다"고 비판하며 "박양우 이사는 한국영화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대기업 독과점 폐해를 극복하려는 영화인들과 시민사회의 노력을 무력화해온 인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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