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890억대 순손실…삼성 계열사와 협업 걸음마 수준 향후 과제 산적

삼성전자가 지난해 9조원을 들여 인수한 오디오 업체 하만이 올해 상반기 89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하만 홈페이지 캡처)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그룹이 지난해 미래 먹거리 사업 확보 차원에서 9조원에 인수한 하만(Harman)이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인수한지 1년 반 만에 시작된 수익 적자 흐름이다.

일부에서는 하만이 안정적 실적을 보여주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사업적으로 협업을 해줄 만한 계열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만한 사업군 확보 없이는 큰 변화를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16일 삼성전자의 2018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하만(종속기업 포함)은 올 상반기 891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인수한 후 한 해 동안 209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실적 흐름이 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매출은 4조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가량 늘었지만 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하만이 삼성전자 종속회사로 완전히 편입된 건 지난해 3월로 반기 실적 비교가 무의미 할 수 있으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은 일회성 비용 등이 크게 작용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향후 AI 및 차량 인포테이먼트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자 하만을 인수했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현재 하만과의 협업은 물론 해당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모기업인 삼성전자와 시너지를 낸 사업이라곤 최근 출시한 사운드바 정도에 불과하다. 향후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관련해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와 협업을 기대할 수 있지만 관련 사업들이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에 그친다.

재계에서는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최근 발표한 180조원대 투자 계획 중 상당수를 하만과 자율주행차 등 신성장동력을 찾는데 할애할 것이란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이 이번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해외 투자금으로 책정한 50조원 중 상당수는 M&A 매물을 찾는데 쓰일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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