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방송 "30년을 이어온 약속" 특별영상 상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호텔에서 삼성 임원진들에게 '신경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1일 취임 30주년을 맞았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3년 넘게 병상에 있는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는 이날 오전 8~9시 5분30초 분량의 사내방송을 통해 이 회장 취임 30주년 특별영상 '30년을 이어온 약속'을 상영했다.

영상은 이 회장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약속과 그 약속을 실현해 온 30년, 그 약속을 더 발전시키겠다는 다짐을 주제로 했다. 1987년 12월 1일 회장 취임식 장면으로 시작한 영상에는 이 회장이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라고 선언한 순간이 담겼다.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의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 등 어록과 품질경영의 시초가 된 1995년 '불량제품 화형식', 공채 학력제한 철폐 등 이 회장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사건들을 영상에 담았다. 2010년 경영복귀 이후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도높은 혁신을 당부했던 일화도 영상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전달됐다.

삼성은 이날 임직원 로그인 화면에도 이 회장의 얼굴과 1993년 3월22일 제2창업 5주년 기념식에서 했던 기념사를 게재했다. '먼 훗날 삼성 역사에서 여러분과 내가 함께 이 시대를 빛낸 주인공으로 기록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했던 당시 기념사를 다시 띄웠다.

이 회장은 부친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87년 11월19일 갑작스럽게 별세한 지 12일 만에 46세 나이로 그룹을 물려받았다. 이 회장은 국내 기업이었던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웠다. 취임 당시 17조원이던 삼성그룹 매출은 지난해 무려 300조원을 돌파하며 삼성은 명실상부한 글로벌기업 반열에 올랐다.

특히 삼성은 1993년 이 회장의 신경영 선포 이후 20년동안 매출 13배, 수출규모 15배, 이익 49배가 늘었고 수 많은 1등 제품을 만드는 등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났다.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는 '삼성'(SAMSUNG)의 가치를 562억 달러(2016년 약 61조원)으로 책정, 100대 브랜드 중 6위로 평가했다.

이 회장은 1993년 6월7일 "출근하지 말고 놀아라, 놀아도 좋으니 뒷다리 잡지 마라, 입체적 사고를 하라"라는 말로 '신경영' 시대를 열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는 유명한 말도 여기서 나왔다. 이 회장이 강조한 "S급 인재는 인건비를 아끼지 말고 사장이 삼고초려해서 뽑아라"라는 원칙은 지금도 삼성 인사정책의 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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