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사진=뉴스1)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최근 물갈이 식으로 임원 교체가 진행된 NH농협은행의 인사 배경에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최근 농협은행 인사를 내면서 부행장 11명중 9명을 교체하는 물갈이를 단행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이에 대해 "올해 지역본부 중 1,2위를 기록한 충남·전남 지역 본부장을 모두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며 "나머지 승진자도 본인영영역세 실력을 입증받은 분들로 성과중심의 인사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에서 이뤄졌다는 말이 나온다.

기획조정본부는 6개 팀 40~50명으로 이뤄진 부서로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처럼 농협중앙회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여러 부서에서 핵심인력을 차출해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권자인 농협중앙회장은 4년제 선출직인데다 올해 3월 취임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경우 불법 선거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중이라 제대로 된 인사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농협 내부 사정을 제일 잘 아는 기획조정본부의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획조정본부 출신 인사들이 요직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도 의혹을 확산시킨 요인이 됐다.

김연학 전 기획실장은 이번 인사에서 농협은행 부행장이 됐고, 김원석 기획조정본부장은 지난달 농업경제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반대로 교체된 부행장 중 5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고, 특히 남승우 정보보안본부장, 신응환 NH카드분사장은 올해 초 2년 재임이 결정됐는데도 물러나야 했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김용환 회장이 이번 인사에 대해 외부 압력은 없었다고 밝힌바 있다"면서도 "기획조정본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 영향력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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