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 문화경제팀 기자.

[미래경제 김미정 기자] 국내 미술계가 이우환과 조영남 등의 위작 논란과 여러 가지 이슈 등으로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였던 가운데 국내 최대 미술장터인 키아프가 열리며 분위기 쇄신에 힘을 쏟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크게 받지 못한 분위기다.

판매액이 늘면서 매출액면에서는 성장했지만 큰 발전을 이루지 못해 성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지난 12~16일 열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5만3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지만 잠정 추산한 거래액은 전년(180억원) 대비 늘어난 235억원을 기록했다. 관람객은 예년과 비슷했지만 판매액은 늘었다.

같은 기간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갤러리위켄드’ 행사가 진행됐고 한국화랑협회가 마련한 각종 부대행사로 해외 미술계의 주요인사가 상당수 방문한 점은 긍정적 신호로 꼽혔다. 그러나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임에도 여전한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미술계 전문가 상당수는 이번 키아프에 대해 중견 이상, 원로작가가 주도한 노후한 느낌의 아트페어라며 작품 다양성의 부족을 꼬집기도 했다. 출품작을 보면 대부분이 박서보 등의 ‘단색화’ 작품이 시장을 주도했으며 김창열·이강소·오세열 등 원로급 작가들이 강세를 보인 반면 30~40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키아프에는 16개국 170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대만을 주빈국으로 선정했다.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예년에 비해 엄격한 심사로 화랑 수를 줄이는 대신 수준을 높여 국제·현대·가나·학고재·아라리오 등 국내 주요 화랑들이 참여하고 관람 동선을 좀 더 여유롭게 계획했다고 한다. 기존 부스 갯수를 20여 개 이상 줄여가면서 확보한 동선과 쾌적한 관람환경은 이번 키아프의 긍정적 측면으로 평가됐다.

관람환경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지만 정작 작품의 다양성과 질적인 측면에서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한 키아프가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국내 미술계의 발전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된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국내 경제 사정과 맞물려 어려워진 환경 속에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소통으로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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