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한국금융지주 참여…대우증권 인수전 재연

▲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본사.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석 기자) 대우증권을 품은 미래에셋증권이 또다시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각축을 벌였던 업체들이 다시금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맞붙게 됐다.

21일 미래에셋 증권에 따르면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LK투자파트너스로부터 현대증권 인수의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K투자파트너스는 현대증권 매각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국내 사모펀드(PEF)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2주 전 LK투자파트너스로부터 제안을 받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본 입찰을 앞두고 있는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등 2곳의 금융그룹과 파인스트리트, LK투자파트너스,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4곳의 사모펀드를 합쳐 총 6곳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대우증권 매각에서 미래에셋증권에 고배를 마셨던 KB 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가 동시에 현대증권 인수에 뛰어들면서 대우증권 인수전에 이은 2차전이 예고됐다.

현대증권 인수전이 열기를 띄는 데는 2조3000억원대였던 대우증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효율이 높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매각하는 현대증권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들이 가진 0.13%를 포함해 총 22.56%다. 이 지분의 시장 가치는 약 3400억원(18일 종가 6076원 기준)으로 추산된다. 금융권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해 최종 매각 가격이 6000억~65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을 가지고 있는 KB와 한국투자증권을 갖고 있는 한국금융지주가 자기자본 3조2789억원의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두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각각 3조9016억원과 6조5838억원으로 순식간에 몸집이 불어난다. 만약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증권 인수를 성공 할 시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에 버금가는 초대형 증권사가 될 수 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5조8000억원이다.

가격 경쟁이 일어나면 다소 높아질 수는 있지만, 2조원도 넘는 초대형 매물 대우증권보다는 훨씬 낮은 금액이다.

한편 LK투자파트너스는 미래에셋증권 외에 다른 국내외 금융사에도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 투자를 확정 지은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이 참여한 LK투자파트너스가 현대증권을 인수할 경우,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까지 품으면서 증권시장에서 선두자리를 굳게 지킬 수 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