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정 문화경제팀 기자.

(미래경제 김미정 기자) “지난해부터 한국미술시장은 지속된 경기침체에 진위논란 등으로 빈사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박우홍 화랑협회장이 ‘2016 화랑미술제’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술시장의 어려운 상황을 토로하듯 한 말이다.

국내 최대 미술장터이자 가장 오래된 아트페어인 2016 화랑미술제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됐으며 미술계에 있어 한해를 시작하는 새로운 봄에 열리는 가장 큰 행사인 만큼 기대를 모았다. 화랑미술제를 통해 미술시장의 현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계기도 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변화를 꾀하고자 참가화랑들의 신진작가 육성과 대중미술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취지로 네이버와 손을 잡고 오픈판매 플랫폼 스토어팜과 화랑미술제의 온·오프라인 특별전을 마련했다. 젊은세대가 그림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나의 공간, 나의 취향(My Space, My Taste)’의 테마로 신진작가 15호크기 미만의 120점을 선보이기도 했다.

화랑협회 측은 불황인 미술시장 타개책으로 그동안 고집해온 코엑스를 떠나 다른 곳으로 전시장을 옮기려는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코엑스 대관료가 매년 오르기에 참가화랑들이 부담해야 하는 참가비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등 장소를 물색중으로 좀 더 많은 화랑들의 참여유도를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화랑협회의 이 같은 노력과 달리 실제 화랑미술제에 참가하는 화랑들은 참가비가 오른데 반해 제공되던 편의서비스 등 화랑들을 위한 혜택이 줄었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미 이런 문제점은 몇 년 전부터 화랑들 사이에서 비일비재하게 들렸던 이야기들이다.

화랑협회에 따르면 이번 미술제에는 89개 갤러리가 참가해 작품 600여점이 판매됐으며 3만3000여명이 방문해 37억5000만원의 판매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3만2000여명이 다녀갔으며 590여점이 판매돼 38억5000만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는 방문객이 늘었지만 불경기 영향으로 판매는 늘지 않고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하지만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위작설까지 휘말려 미술시장이 꽁꽁 얼면서 ‘빈사상태’까지 이르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힘든 요즘 다가오는 새봄에 ‘숨’을 불어넣으며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미술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미정 문화경제부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