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일본 오사카 킨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정설빈이 동점골을 성공시키고 골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랭킹 4위 일본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FIFA 여자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 일본을 만나서도 윤덕여호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이기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인 경기였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일 일본 오사카의 긴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6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1차전에서 북한과 1-1로 비겼던 한국은 이번 대회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1-2차전에서 모두 승점을 획득,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한국은 정설빈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지소연과 이민아, 이금민과 장슬기를 2선에 배치했다. 캡틴 조소현이 전체적인 조율을 담당하는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으며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수연-황보람-김도연-서현숙 플랫4가 가동됐다. 골문은 지난 북한전에서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김정미가 변함없이 지켰다. 북한전 선발과 동일했다.

난적 북한과의 1차전에서 1-1로 비겼던 한국은 일본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던 2013년과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모두 2-1 승리를 거두면서 일본전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 있었다. 역대전적에서는 4승8무14패로 열세지만 2010년 이후로는 2승1무2패로 호각세다.

전반전 주도권은 일본이 쥐고 있었다. 호주와의 1차전에서 예상치 못한 1-3 패배를 당했던 일본은 승점 3점을 위해 초반부터 강력한 공격을 펼쳤다. 확실히 파워에서는 일본에 밀렸다. 하지만 악착같이 버텨냈다. 서로가 한발씩 더 뛰면서 실점만은 내주지 않았다. 전반전은 0-0으로 끝났고, 점점 조급해지는 쪽은 일본이었다.

후반전 양상은 전반과 다소 달랐다. 일본의 공격 빈도는 줄었고 반대로 한국이 전진하는 상황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윤덕여 감독은 후반 21분 풀백 서현숙을 빼고 몸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전가을을 투입했다.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의 승부수였는데, 성공적이었다.

투입 후 불과 2분 뒤 전가을이 올린 크로스 상황에서 한국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야말로 천금 같은 기회였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지소연의 킥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방향이 너무 정면이었다. 아쉬움이 깊었으나 경기 분위기는 확실히 한국 쪽으로 많이 넘어왔다.

이민아와 전가을을 앞세워 한국은 일본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일본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충분히 한국이 쓰러뜨릴 수 있었던 분위기였기에, 후반 38분 실점은 너무도 아쉬웠다.

한국의 실수로 실점이 나왔다. 일본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정미가 제대로 펀칭해내지 못하면서 어부지리로 이와부치 마나를 맞고 골이 됐다. 정황상 패색이 짙어지던 순간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한국에게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지었다.

종료 4분을 남기고 정설빈이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일본 역시 골키퍼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크로스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떨어뜨린 것을 정설빈이 놓치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 귀중한 득점에 성공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확실히 한국 여자축구는 많이 성장했다. 북한과 일본이라는 여자축구계 강호들과의 2연전에서 모두 1-1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한국은 남은 3경기를 통해 사상 첫 올림픽 본선을 노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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