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탑재 AP칩 대만 TSMC 독점 가능성 '솔솔'

▲ 애플의 아이폰6S에 탑재한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9'. (사진=애플 제공)

(미래경제 김석 기자) 삼성전자가 그동안 애플에 납품해온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칩 생산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삼성 입장에선 큰 고객이었던 애플과의 거래가 끊어지면서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7'에 들어갈 모바일프로세서(AP) 'A10'의 위탁생산 업체를 대만 TSMC 단독으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전작인 아이폰6용 A9 위탁생산은 삼성전자에 60~70%, TSMC에 30~40%가량 맡겼다. 하지만 애플이 대만 TSMC에 A10 위탁생산을 단독으로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이 아이폰7에 탑재할 A10의 위탁생산을 대만의 TSMC가 독점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삼성전자가 애플 거래선을 잃으면 파운드리에서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IT전문매체인 애플인사이더 역시 "애플이 삼성전자와 TSMC로 양분시켰던 프로세서 주문을 차기작(아이폰7)에는 TSMC에 전량 맡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파운드리란 다른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해서 공급해 주는 사업을 말한다.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체 매출 중 애플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만약 A10 생산에서 삼성전자가 제외될 경우 삼성이 입을 피해는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4년 애플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용 'A8' 물량을 TSMC에 몰아주자 파운드리가 포함된 시스템LSI 부문에서 1조26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전력이 있다.

관련 업계에선 지난 2015년 칩게이트 문제와 관련해 삼성보다 TSMC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2015년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아이폰6S용 A9칩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와 TSMC에 맡겼다. 하지만 당시 같은 모델인 삼성전자 A9 탑재 버전의 배터리 수명이 TSMC A9 탑재 버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내용이 불거졌다. 이 사건으로 애플은 TSMC가 삼성전자의 14나노 공정기술보다 뒤처진 16나노 공정기술력을 갖췄음에도 TSMC 생산 A9칩 성능이 삼성전자 A9칩보다 일부분 앞섰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TSMC의 팬아웃(Intgrated fan out) 칩 기술이 이번 A10 생산 독점을 이끈 원동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7을 '역사상 가장 얇은 스마트폰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팬아웃 칩 기술이 이에 최적화 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팬아웃은 칩을 겹친 채로 서킷보드에 바로 올리는 기술로, 제조원가와 내부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애플에 대한 의존성 줄이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퀄컴의 AP 신제품 '스냅드래곤820'을 독점 위탁생산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820 위탁생산으로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파운드리를 모바일로 확대하고 중국 중소업체 등 거래선 다변화에 집중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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