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당을 공식 선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3일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

지난해 3월 창당 준비 단계였던 자신의 새정치연합과 민주당(당시 김한길 대표)과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을 출범시킨지 1년9개월만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7·30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최근 문재인 당대표와 내년 총선을 이끌어갈 '당 지도체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안 전 대표 탈당이 당내 비주류·호남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이어져 새정치연합이 사실상 분당으로 향할지 주목된다. 아울러 안 전 대표가 향후 정치세력을 규합하겠다고 밝혀 야권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본청에 위치한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고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어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하고, 지지자들이 자랑스러워할수있는 정당, 국민이 믿고 정권을 맡길 수 있는 정당으로 바꾸라는 당원과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그대로 머물러 안주하려는 힘은 너무도 강하고 저의 힘이, 능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며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다. 저의 부족함과 책임을 통감한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또 "저는 이제까지 늘 야당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왔다. 대통령 후보를 양보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했다"며 "그럼에도 정권교체는 실패했고, 정치혁신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 삶도 나아지지 못했고, 야당조차 기득권화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야당은 국민께 어떤 답도 드리지 못한다.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지도 못한다.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있다"며 "활로를 찾으려면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그런데도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문 대표가) 혁신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며 "저는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탈당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이어 "안에서 도저히 안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 지점에서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이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 저는 지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로 나가려고 한다. 저는 이제 허허벌판에 혈혈단신에 나선다. 나침반도 지도도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전 대표는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며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며 당 밖에서 신당을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안 전 대표의 8분여간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안 전 대표 측 일부 보좌진들과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며 안 전 대표에게 호응을 보냈다.

안 전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와의 오전 통화에서 어떤 내용을 나눴는지와 관련 "당 혁신을 위해 혁신전대가 왜 필요한지 간곡히 설득했지만 제 능력 부족 탓에 실패했다"고 에둘러 문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어제 집까지 찾아오셨는데 설득을 위한 새로운 제안을 들고 오지 않아 얘기가 짧게만 진행됐다"고도 했다.

아울러 안 전 대표는 현재 당 바깥에 있는 신당에 합류할지와 내년 총선에 출마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안 전 대표는 취재진과의 질답을 마친 후 11시 10분경 자신의 차를 타고 국회 본청을 떠났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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