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택 코아테크코리아 CFO 상무.

(이민택 코아테크코리아 CFO 상무) “불확실성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달러를 선호하게 된다. 그러면 강달러가 더 나타나게 되고 미국에게 유리해진다. 굳이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해 줄 필요가 있겠나. 이런 점에서 12월 금리 인상도 없을 것으로 본다”

머리가 띵 해졌다. 지난 달 미국 출장에서 만난 애널리스트의 충격적인 말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정식 증권사가 아닌 투자자문사 격 소속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입장을 단호하게 말했다.

“미국이 양적완화로 세계 각국에 투자한 돈이 어마어마하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면 다시 본토로 넘어와야 하는데 달러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아 환전 과정에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과거만큼은 아니더라도 지금 수준의 환율로서는 미국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 애널리스트 말은 이런 내용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양적완화를 시작하면서 달러 약세를 틈타 한국에 100만원 어치를 투자했다고 치자. 당시 환율을 1달러에 1000원으로 가정해 보면 1000달러면 충분했다.

이후 금리 인상 시기가 도래하면서 다시 자금 회수를 해가야 하는데 지금 환율로는 투자수익이 좋지 않다는 것. 현재 환율은 12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1200달러가 됐고 이는 20% 정도의 수익이다. 여기에 수수료 등을 감안해 보면 수익률은 조금 더 낮아질 수 있다.

물론 수익률 20%라는 점은 적지 않은 수익률이지만 양적완화가 최근 5년 사이에 지속됐다는 점에서 연 평균 5% 이하인 수준이다. 미국의 헤지펀드들이 연 7%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낮다. 

이 애널리스트의 말을 고려해 보면 미국이 12월 금리인상을 보면 손해인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자. 바로 기축통화 부분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는 미국으로 유입된다. 달러 자금 유입이 나쁘지 않지만 전 세계 각국에서는 달러 유출분을 막기 위해 자국이 보유중인 달러를 내 놓게 된다. 그러면 시장의 달러는 미국으로 쏠리게 되고 기축통화로서의 가치는 그 만큼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중국 위안화가 SDR로 편입되면서 미국 달러와 유로존의 유로에 이어 3대 기축통화가 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과 세계를 주름잡는 빅2 국가이다. 

미국이 전 세계 패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천문학적인 무역수지 적자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달러가 기축통화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약 한국이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더라면 달러가 부족해 이미 국가 부도 사태가 벌어졌을 테지만 미국은 부족한 달러를 찍어내면 되기 때문에 국가 부도사태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기축통화라는 것은 프리미엄이 있는 셈이다.

다시 돌아가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이 낮아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중국의 위안화가 부족분을 메우게 되면 결국 미국에겐 손해인 셈이 되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절대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혹자는 '쩐의 전쟁'이라고 혹평하기도 하지만 통화의 유출입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신흥국 일수록 중요하다.

오는 15일과 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고 이 자리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가 결정된다. 모두가 숨죽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금리인상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앞서 기술한 논리를 들며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필자 역시 철저한 자본논리로 움직이는 미국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자국에 유리한 입장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인지 아님 여전히 자국이득을 생각할 것인지 지켜보자. 결과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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