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단계 발탁승진에 女 부사장까지 "깜짝 인사"

▲ (사진 왼쪽부터)구본준 부회장, 권영수 부회장, 한상범 부회장. (사진=LG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LG그룹이 올해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전무에서 사장으로 두단계 발탁승진을 하는가하면 첫번째 여성 부사장도 선임했다. 2명의 부회장과 7명의 사장을 한꺼번에 승진시킨 것도 이례적이다.

LG의 이번 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 중심으로 이뤄졌다. 세계 1위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다.

반면 LG전자 등 실적이 부진한 곳은 승진자 수도 그만큼 적었다. 더욱이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지주회사로 옮기면서 부회장없이 사장 대표이사 체제로 격하됐다.

LG는 26일 주요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LG는 주요 계열사별로 26일~27일간 임원 인사를 확정한다. 임원 인사는 2016년 1월 1일부로 적용되며 대표이사 등 등기임원은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 공식화된다.

LG는 올해 전체 승진자 수가 약 100명 초반 수준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엔 총 130명의 임원 승진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이보다 적은 규모의 승진자가 예상된다. 정확한 승진자 규모는 27일 이후 확정된다.

전체 승진자 규모는 줄었지만 최고위층 승진은 예년에 비해 크게 늘렸다. LG는 권영수 LG화학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 사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고 LG전자, LG화학 등에서 7명의 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권 부회장은 27일 이사회를 통해 승진 여부가 확정된다. 지난해엔 부회장 없이 3명의 사장만 승진 발령한 바 있다.

사장으로 승진한 인사는 ▲LG전자 이상봉 ▲LG전자 홍순국 ▲LG화학 손옥동 ▲LG화학 김명환 ▲(주)LG 백상엽 ▲LG생건 정호영 ▲서브원 이동열 사장 등이다.

올해 LG 임원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파격 발탁 인사다.

LG전자 생산기술원장 홍순국 전무는 부사장을 건너뛰고 바로 사장으로 발탁 승진했다. 홍 사장은 신성장사업인 에너지와 자동차부품 분야의 장비기술 개발로 수주 확대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 받았다.

(주)LG 백상엽 사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사장으로 고속 승진을 했다. 백 사장은 에너지솔루션 사업 지원 등을 통해 사업 성과를 높인 점을 인정 받았다.

여성임원 가운데 첫번째 부사장도 배출했다. LG생활건강 이정애 전무는 전무 3년차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G그룹 역사상 첫 번째 여성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생활용품시장 일등의 지위를 확고히 강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LG전자 안정 부장과 LG생활건강 문진희 부장도 각각 상무로 승진해 여성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LG내 여성임원은 15명이 됐다.

LG는 올해 인사에서 철저히 성과를 반영했다.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는 LG디스플레이나 LG화학 등은 부회장 승진과 파격 발탁을 통해 힘을 실어줬다. 반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LG전자는 인사 폭도 적고 사실상 조직의 위상도 격하됐다.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은 지주회사 LG로 옮겨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게 된다. 구 부회장은 소재/부품, 자동차 부품, 에너지 등 그룹 차원의 미래성장사업 및 신성장동력 발굴을 집중 지원하게 된다. 구본준 부회장은 LG전자 이사회 의장을 겸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부회장 없이 사장급이 경영하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된다. 기존 각자 대표이사를 맡았던 정도형 사장과 함께 조성진, 조준호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조성진 조준호 사장은 각각 H&A사업본부, MC사업본부를 맡고 있었으며 대표이사 역할까지 겸임해 책임이 더 커졌다.

LG전자는 각자 대표이사에 사업부문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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