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가 5일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10-2로 승리했다. kt는 시즌 100패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사진 왼쪽부터)김영환, 정성곤, 김선민.(사진=kt 위즈 제공)
지난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3차전은 kt 위즈에게 잊을 수 없는 짜릿한 경기였다.

kt는 1회 빅 이닝을 만들며 승기를 가져갔다. 1사 1, 2루에서 댄블랙 김상현 장성우 김영환의 연속 안타와 김선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묶어 4득점을 뽑은 뒤, 김사연의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더해 6-0으로 이닝을 마쳤다.

1회를 포함해 kt는 이날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NC를 10-2로 제압하고 시즌 45승(78패)째를 올렸다.

덕분에 kt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남은 21경기를 모두 내준다고 가정해도 kt는 99패를 넘지 않는다. 시즌을 치르면서 조범현 감독과 선수들이 누누이 걱정했던 '시즌 100패'는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돌이켜보면 참 힘들었던 시간을 버텨내고 차근차근 올라왔다. 개막 11연패를 시작으로 5월까지 kt의 승률은 0.192(10승42패)였다. '승수 자판기'라는 굴욕적인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조범현 감독은 "신생 팀에 대한 동정 어린 시선을 많이 받았다.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여야 KBO리그 전체의 질도 좋아진다"며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 리그에 폐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그 약속을 그라운드에서 이뤄냈다. kt는 3차례의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로 전력 보강을 마친 6월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지난 7월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승리하면서 전 구장 '도장깨기'를 마쳤다. 전반기 성적은 28승58패, 승률 0.326.

그리고 후반기 타선의 힘을 앞세워 고춧가루 부대로 급성장했다. 6일 현재까지 후반기 37경기서 17승20패를 기록한 kt의 승률은 0.459이다. 이 기간 팀 타율은 0.293로 리그 4위.

게다가 123경기를 치른 시즌 막바지, 최소한의 목표였던 '100패'를 면한 것보다 더 값진 수확은 '유망주들의 성장'이다.

전날만 해도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2015 2차 신인지명 2라운드 14순위로 kt에 입단한 선발 정성곤은 6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2승(4패)째를 따냈다.

타선에서도 부상으로 선발 출장하지 못한 키스톤 콤비 박경수와 박기혁을 대신해 출전한 김영환과 김선민이 잘해줬다.

김영환은 지난 2013년 2라운드 11순위, 김선민은 2010년 육성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1군 무대를 밟지 못했고 kt에서 야구 인생을 새롭게 시작했다.

7번 2루수였던 김영환은 데뷔 첫 홈런 한 방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8번 유격수 김선민도 1군에서 개인 첫 타점을 올렸고, 매끄러운 수비를 선보였다.

어린 새싹은 단숨에 나무로 자라나지 않는다. 꾸준한 보살핌과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모두가 아는 전제지만 견뎌내기는 쉽지 않다.

조 감독도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췄지만 더딘 성장 속도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잘 버텨낸 결과 유망주들의 성장세가 빛을 발하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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