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공식 확인된 사망자가 2500명을 넘어섰다. 27일(현지시간) 새벽 네팔 현지에서만 최소 2430여명이 숨졌고 국경이 인접한 인도, 방글라데시, 중국 티베트에서도 70여명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생존자 수만명은 계속되는 여진 공포로 길가에서 강진 발생 이틀째 밤을 지새우며 또 다시 힘겨운 새 하루를 맞이했다. 대부분 25일 발생한 규모 7.8 지진으로 집을 잃었고 이후 찾아온 강력한 여진 공포에 그나마 무너지지 않은 주택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노숙을 선택했다. 지진에 무기력해진 가족들은 수도 카트만두 일대 거리 곳곳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잠을 청했다.

도시의 병원들은 시신으로 넘쳐나 부상자들 마저 누울 곳을 찾지 못했다. 카트만두의 한 의과 대학 소속 외과의사들 역시 텐트를 치고 임시 공간에서 수술을 진행해야 했다. 지진으로 인해 열악한 카트만두의 사회기반 시설은 사실상 붕괴됐다. 곳곳에서 건물이 무너졌고 도로가 끊겼으며 전기 공급은 중단됐고 통신도 거의 두절 상태다.

공공 보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네팔의 국민 1만명당 의사는 2.1명, 병원 침상 수는 50개에 불과하다.

또 아직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많이 남아 있는 에베레스트 등 히말라야 일대 역시 강력한 여진으로 눈사태가 이어져 구조마저 여의치 않다. 에베레스트로 유명한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에는 등산객 수백명은 아직도 지진과 눈사태 공포에 떨고 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는 눈에 뒤덮혀 텐트의 흔적만 찾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구조 헬리콥터가 몇차례 부상자 이송 및 시신 수습을 진행했지만 현지 기상 악화와 여진 공포에 고립된 등산객들 전원을 철수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운좋게 카트만두 병원으로 이송된 한 네팔인 가이드는 눈사태가 일어났던 당시 상황에 대해 "굉음이 들렸다"며 "산에서 악마들이 내려오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의 구호 노력은 계속됐다. 인도는 군용기 13대를 동원해 구호품과 의료 인력을 전달했고 중국 역시 60명 구조팀을 급파했다. 파키스탄 군역시 수송기 C-130 4대에 구호품을 싣고 카트만두로 향했다. 미국 국방부 역시 구조팀 70명을 태운 군용기를 카트만두로 보냈다. 우리나라 외교부도 100만달러 긴급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27일 오전 추가지원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카트만두 현지에서 본격적인 국제구호의 손길은 찾아 보기 힘든 상황이다. 27일 오후 규모 6.7의 강력한 여진이 다시 찾아오면서 카트만두의 트리뷰반 국제공항은 한때 이착륙이 금지되기도 했다. 일시 폐쇄됐던 공항은 현재 운항을 재개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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