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200대 1 육박, 삼성그룹 지배 구조 최상위 '매력'…오너가 지분도 높아

▲ 경기 의왕시 고산로 제일모직 의왕R&D센터 사업장. (사진=뉴스1)

삼성그룹의 하반기 마지막 IPO(기업공개)였던 제일모직의 공모주 청약이 마감 됐다. 제일모직은 당초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증거금은 30조원을 넘어섰고 경쟁률도 200대 1에 육박하는 듯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흥행을 기록했다.

○ 증거금 30조원 돌파…경쟁률은 194.9대 1

11일 제일모직의 상장 대표주관사인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총 11억2052만7520주가 청약되며 최종 경쟁률이 194.9대 1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은 30조원이 들어왔다. 이는 지난달 삼성SDS의 공모 당시 세웠던 역대 최고 경쟁률은 물론이고 지난 2010년 삼성생명이 세운 역대 최고 증거금까지 갈아치웠다.

당초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제일모직의 공모 청약 경쟁률이 삼성SDS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좀 더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었다. 앞서 대박 흥행을 예고했던 삼성SDS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된 공모주 수는 제일모직의 삼성SDS에 비해 5배 가까이 많은 만큼, 공모 청약 경쟁률이 과하게 차이 나긴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삼성SDS의 공모 청약 당시 수요예측 경쟁률이 651대1에 달한 반면 제일모직의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은 465대1을 기록해 삼성SDS에 크게 못 미쳤다.

○ 삼성SDS 상장이 투자 부추겨…삼성그룹 지배 구조 최상위 '매력'

이번 제일모직이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한데는 앞서 상장한 삼성SDS의 역할도 컸다.

공모가가 19만원이었던 삼성SDS는 지난달 상장되자마자 공모가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당시 종가는 32만7500원이었고, 장중 최고가는 38만2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SDS의 전례를 통해 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 관심을 가진 것이 약이 됐다.

또한 제일모직이 향후 삼성 그룹의 지배 구조 변화에 있어 삼성SDS보다 더 많은 수혜를 볼 계열사라는 추측도 기대 심리를 부추겼다.

삼성그룹 계열사 간 지배 구조를 놓고 볼 때 제일모직은 최상위에 있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을 정점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다. 만약 삼성그룹이 향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면 제일모직이 지주회사가 될 확률이 높다.

대주주 지분율이 상당히 높은 계열사라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현재 제일모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1%를, 이부진·서현 사장이 각각 8.37%를, 이건희 회장이 3.72%를 갖고 있다. 오너가 지분만 40%가 넘는다.

상속세 자금마련을 위한 상장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던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이 11.25%를, 이부진·서현 사장이 각각 3.9%를 보유하고 있다. 3남매의 지분율을 모두 더하면 19%가 조금 넘는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은 삼성SDS보다 오너 일가 지분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오너들이 주식을 팔지 않을 거라는 인식 강하다”면서 “시중 금리가 낮은 시대에 대출을 받아서라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상당히 큰 제일모직 같은 종목에 뛰어들어 단기 투자 수익률을 올리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경제 / 김만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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