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무장단체 IS가 공개한 영국인 참수 영상.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라크·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는 13일(현지시각) 인질로 잡은 영국인 구호요원 데이비드 헤인즈(44)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이슬람 과격단체 웹사이트 감시기구 ‘시테(SITE)’ 인텔리전스 그룹은 IS가 이날 복면을 한 무장대원이 헤인즈로 추정되는 인물을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복면한 IS대원은 “이는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주장하면서, 영국 정부를 상대로 “미국과의 연대는 당신들의 파괴를 과속화하고, 영국인을 이길수 없는 또다른 유혈전쟁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비디오는 헤인스의 가족들이 지난 12일 납치자들에게 만나자고 공개적으로 탄원한 지 하루만에 배포된 것으로 충격을 더했다.

아울러 IS는 동영상을 공개한 후, 또 다른 영국인 인질 앨런 헤닝도 참수하겠다고 예고했다.

영국 정부는 자국민을 살해한 데 대해 즉각 강한 비난과 함께 경고 목소리를 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는 무고한 구호단체 직원을 비열하고 끔찍하게 살해한 것으로, 진정한 악마의 행동”이라면서 “우리는 이들 살인자를 추적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할 것이며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그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보여줬다.

IS는 지난 2일 소트로프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배포하면서 다음에는 헤인즈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야만적인 살인을 저질렀다며 IS를 비난했다.

오바마는 성명에서 "우리는 영국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들과 폭넓은 연대를 형성해 정의를 파괴하는 행위와 위협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 구호단체 ‘기술협력개발기구’에서 일했던 헤인즈는 작년 3월 같은 단체에 소속된 다른 직원 등과 함께 시리아로 들어가 새 난민캠프 부지를 둘러보고 터키로 돌아가던 중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

함께 납치됐던 이탈리아인 직원은 600만 유로 수준의 몸값을 내고 풀려났지만 헤인즈는 영국 정부가 테러리스트와는 몸값 협상을 벌이지 않는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계속 억류돼 있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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