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년 만에 120만원 붕괴…9개 계열사 주가 강세

▲ 삼성 그룹 계열사 주가 등락률. (그래프=한우영 기자)

삼성전자의 실적부진 여파로 2년 만에 주가가 120만원대로 붕괴된 가운데, 그동안 그룹 주축인 삼성전자 그늘에 가려져 있던 계열사들의 주가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 실적부진 여파…2년 만에 120만원대 하락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전 거래일보다 3만2000원(2.61%) 하락한 119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12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9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4% 하락했다.

투자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 대해 주가를 뒷받침해줄 하반기 실적 전망이 점점 어두워짐에 따라 투자심리가 악화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중국의 저가 업체에 밀려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하반기 아이폰6의 출시로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여부도 장담하기 힘들어 졌다.

신한금융투자, KDB대우증권, 현대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 호텔 신라 등 9개 계열사 주가 고공행진

반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15개 계열사 중 9곳은 올 들어 주가가 상승했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종목은 호텔신라다.

호텔신라는 올해 들어 주가가 79%나 올랐다. 호텔신라는 2011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 사장이 취임한 이후 2012년 14%, 지난해엔 53% 뛰었다.

투자업계에선 휴가 성수기에 중국 중추절과 국경절까지 앞두고 있어 실적이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내국인 면세 한도를 이달부터 앞당겨 올린 점도 호재로 작용 하고 있다.

크레듀와 삼성물산은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을 앞두고 상승세를 탔다. 크레듀는 올해 주가가 70% 급등했다. 삼성SDS 지분 17.08%와 제일모직 지분 1.48%를 가진 삼성물산은 올 들어 26% 상승했다. 삼성카드는 연초 이후 26%, 삼성증권은 11% 오르며 금융 계열사도 실적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삼성SDI(-5%)와 제일기획(-13%)은 연초 대비 주가는 떨어졌지만 수주 확대와 신성장사업 해외시장 개척 등의 호재로 주가 상승 기대가 강하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소형 전지는 수익성이 개선되고 중대형 전지는 적자를 줄여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확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바닥 헤매는 삼인방

삼성의 다른 계열사들이 대부분 선전한 가운데 여전히 바닥을 헤매는 종목도 있다.

IT부품을 만드는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주가는 올 들어 26% 하락했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삼성정밀화학과 삼성테크윈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연결고리가 약한 데다 실적도 부진해 주가가 약세다. 올해 10% 떨어진 삼성정밀화학은 지난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분기 32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삼성테크윈은 올 들어 주가가 21% 떨어졌다.

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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