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 '명량' 단체 관람…정의선 부회장 마니아 자처

▲ 영화 '명량'. (사진=CJ E&M)

지난달 30일 개봉해 2주 만에 관객 1100만명을 넘게 모은 영화 ‘명량’ 열풍이 재계에도 불고 있다.

단체 관람은 물론 임직원 회의에서도 직접 언급하는 등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순신 마니아’를 자처하는 정의선(44)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이순신을 꼽는 그는 휴가 기간이면 관련 서적을 쌓아놓고 탐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준(46) 효성 사장도 이순신의 열렬한 지지자다. 그는 최근 임원들에게 영화 ‘명량’ 입장권과 ‘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라는 책을 직접 사서 나눠 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룹차원에서도 이달 12일 사내 방송으로 ‘효성, 이순신을 만나다’를 방영하고, 이달 '전(全) 사원 책 읽기 캠페인'에서 이순신 관련 서적을 선정키로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이순신 장군을 가장 존경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IMF 위기 당시 전(全) 계열사 사무실에 이순신 장군이 말한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라는 글귀를 액자에 걸어놓고 “지금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우리의 각오”라고 강조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달 31일 전국 지점장들과 ‘명량’을 단체 관람하며 “절체절명 위기를 승리의 기회로 반전(反轉)시킨 충무공의 리더십을 배워 위기 극복의 선봉장이 되자”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이상철 부회장은 11일 임원들과 ‘명량’ 단체 관람에 앞서 “열세 상황에서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기대를 뛰어넘는 도전과 창의를 기반으로 하는 선견(先見)·선결(先決)·선행(先行) 등 3선(先)”이라고 했다.

그는 신년사에서도 “LTE 경쟁에서 LG유플러스의 상황은 전함 13척으로 333척의 왜군을 무찔러야 하는 명량대첩과 같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론과 중국 기업에 추격 등 대내외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은 최근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지용희 세종대 석좌교수를 초청해 ‘경제 전쟁과 이순신 리더십’ 강연을 들었다.

이날 강연에서 지 교수는 “이순신은 손자병법의 원리이기도 한 ‘선승구전(先勝求戰·미리 이겨놓은 후 싸운다)’의 자세로 싸웠다”며 “한국이 경제 전쟁 무대에서 이기려면 이순신처럼 진정성과 전략을 겸비한 리더가 많아야 한다”고 강조 했다.

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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