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자산이 대외부채 추월…경상수지 흑자 및 대외 투자도 확대 영향

우리나라가 앞으로 1~2년 안에 대외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순채권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정용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 과장은 14일 ‘최근 우리나라의 국제투자 균형에 대한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대외투자(자산)에서 외국인투자(부채)를 뺀 순국제투자를 보면 우리나라는 1994년 통계작성 이래 현재까지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순대외부채상태를 지속해 왔다.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면서 대외자산이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외국인투자가 원화·주식투자 위주로 이뤄지면서 환율·주가 등의 평가요인에 의해 대외부채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순대외부채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3월말 기준 부채 규모는 43억 달러(자산 9866억 달러, 부채 9909억 달러)에 불과해 자산과 부채과 균형 수준을 이루게 됐다.

이 과장은 자산과 부채가 균형을 이룬 배경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상수지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2008~2013년 중 경상 흑자 누적액은 2150억 달러에 달한다. 경상수지 흑자는 국외 금융자산 매입 또는 대출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대외자산이 그만큼 증가하게 된다.

이전에는 외국인직접투자가 대외직접투자를 크게 웃돌았지만 우리나라가 해외에 투자하는 대외직접투자가 더 많아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는 직접투자 순부채 규모가 472억 달러였지만 2013년 말에는 542억 달러 순자산 상태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저금리와 경제성장세 둔화 등으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도 늘었다. 민간부문 뿐 아니라 국민연금 등 공적부문도 수익성 제고를 위해 중장기적인 해외증권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2011년 3분기 이후 국내주가 및 원화가치 상승세 둔화에 따라 외국인투자의 평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둔화된 것도 일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과장은 “기조적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국내 주가와 환율 변동이 크지 않다면 우리나라는 1~2년 내 순대외자산 국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대외지급능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강민 기자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강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