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는 그대로…모바일 이용권 폐지 등 혜택 줄어

▲ 다양한 종류의 현대카드.(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카드사들의 VIP카드 혜택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특히 제휴사 사정에 따라 변경되는 서비스는 사전고지 의무기간도 없어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현대카드는 카드업계의 전체적인 침체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지난 1분기에 카드모집인을 1000명이나 충원했을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카드가 VIP 카드의 부가서비스를 대폭 축소하는 ‘꼼수’ 아닌 ‘꼼수’를 쓰면서 고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VIP카드의 연회비는 그대로 받으면서 서비스를 없애거나 실적기준을 새롭게 신설해 이용조건을 강화했다.

지난 2006년 출시된 현대카드의 VIP카드인 퍼플카드는 연회비만 60만원에 연 소득이 8000만 원 이상, 자본금 5억 이상 기업 과장급 직책 등 고객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프리미엄 카드다. 특히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VVIP급 블랙카드(연회비 200만원 상당), 젊은 층을 공략한 레드카드와 함께 야심차게 내놓은 작품이다.

주요 서비스를 보면 동반자 무료 왕복 항공권이 지급됐고 주요 호텔의 무료 숙박권과 통상 1만5000원에 달하는 호텔 발레파킹 등이 제한 없이 제공됐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이 없어지면서 부가서비스가 축소됐다.

여기서 문제는 상당한 비용의 연회비는 그대로 받으면서 서비스만 대폭 축소시켰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기존 고객들은 유효기간에 한해 혜택을 그대로 받고 있지만 신규 고객들은 같은 연회비를 내고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이용권이 있는데 퍼플카드 고객에게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바우쳐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2월 퍼플카드 리뉴얼 버전을 출시하며 이 혜택을 조용히 없앴다.

여기에 더해 신규 고객에게는 바우쳐를 위한 전년·전월 실적기준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지난해 1월 1일부로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제외한 신용카드 결제 실적 기준이 퍼플카드 고객의 경우 전년도 기준 600만원, 레드카드는 300만원으로 신설됐다.

특히 레드카드는 지난해 7월 에디션2가 출시되면서 전년 실적 기준을 기존고객(300만원)의 4배인 1200만원으로 대폭 늘렸다.

또한 현대카드는 올해 1월 1일부터 인천국제공항 에어라운지1,2 운영을 중단했다. 현대카드 에어라운지 이용이 가능했던 블랙·퍼플·레드·다이너스 카드 회원은 앞으로 현대카드 전용 라운지 대신 비자·마스터카드 라운지를 이용해야 한다.

이마저도 30~50만원의 전월실적을 채워야만 이용할 수 있고 동반자 없이 본인만 연 2회로 한정돼 있다.

이외에도 현대카드의 블랙, 퍼플 카드는 보그너, 퍼블리시드 등 고급 브랜드에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던 것을 제휴사 사정에 따라 서비스를 종료했다. 올해에만 블랙카드는 4곳, 퍼플카드는 5곳의 브랜드 매장에서 할인서비스가 중단됐다.

현대카드는 고객들의 반발을 감안해 7월까지 한시적으로 퍼플카드 신규 고객에 대해서도 모바일 바우쳐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혜택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 악화로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조정에 돌입하면서 혜택 조건도 조정하고 있다”며 “향후 이 같은 서비스 축소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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