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 및 엔데믹 기대감 효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위축됐던 여행·교통·숙박 관련 앱 이용자가 증가하는 반면, 음식배달앱은 점차 줄어들면서 배달 특수가 끝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교차로를 지나는 오토바이 모습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위축됐던 여행·교통·숙박 관련 앱 이용자가 증가하는 반면, 음식배달앱은 점차 줄어들면서 배달 특수가 끝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교차로를 지나는 오토바이 모습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

[미래경제 김금영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지난 4월부터 해제되면서 오프라인에서 비대면 중심으로 흘러갔던 소비 흐름이 다시 변화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위축됐던 여행·교통·숙박 관련 앱 이용자가 증가하는 반면, 음식배달앱은 점차 줄어들면서 배달 특수가 끝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배달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원격 수업 등이 이어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다.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취업자의 산업 및 지역별 특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배달원 수는 42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3월 기준 '경제활동인구' 2862만 7000명의 1.4%를 차지했다. 

경제활동인구는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취업을 하기 위하여 구직활동 중에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지난해 10월 기준 배달원 수는 2019년 34만 9000명에서 2020년 39만명으로 11.8% 급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2019년 10월 배달원 수의 전년 대비 증가 폭이 0.7%에 그쳤던 것과 대조된다.

서울 종로구의 한 골목에서 배달 대행업체 라이더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서울 종로구의 한 골목에서 배달 대행업체 라이더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배달앱 시장은 코로나19 특수를 맛보기도 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단 7년 만에 7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2조 2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85.3% 증가한 수준이고, 7년 전인 지난 2014년(291억원)과 비교하면 69.7배에 달한다.

하지만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및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배달 수요가 줄어들면서 관련 시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대형 음식배달 대행업체 그럽허브는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럽허브의 소유주인 다국적 기업 저스트이트테이크러웨이닷컴(JET)가 지난해 73억 달러(한화 약 9조원)에 미국의 그럽허브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다시 매각에 나선 것이다.

업계는 JET가 그럽허브의 매각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실적 상승세가 꺾인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JET은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의 배달 주문 건수가 5%나 줄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배달 주문 건수가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S' 운영 모습.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S' 운영 모습.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

국내에서도 배달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여행·교통 앱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약 3637만명으로, 전월(2월)보다 26만명 증가했다. 

관련 MAU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특히 여행·교통 앱 가운데 T맵, 카카오맵, 구글지도, 네이버지도 등 지도·네비게이션 앱 MAU도 전월 대비 38만명 늘어난 3323만명을 기록했다. 이 역시 5개월 만의 증가세 전환이다. 

카카오T, 코레일톡 등 대중교통 앱은 28만명, 종합여행사 앱은 18만명, 항공사·항공원 앱은 11만명 증가했다.

여행·교통 관련 앱 이용자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달 중순에 정점을 찍은 이후 정체되면서 야외활동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코로나19 시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음식배달 앱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배달앱 MAU는 2448만명으로, 전월보다 7만명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1월(2476만명)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8월(2503만명)과 비교해선 55만명이 급감했다.

또,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분석 결과 지난달 주요 배달 앱의 사용자 수는 3월 대비 많게는 25%까지 감소했고, 같은 기간 식당 예약 앱인 '테이블링' 사용자는 60%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달에 집중하던 업체들도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초 AJ네트웍스와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S’(딜리S) 유지·보수 관련 전략적 제휴를 렌털·판매로 확장했다. 

지난 3월 ADT캡스가 SK인포섹과 합병해 출범한 SK쉴더스와 함께 딜리S 대여 서비스를 선보인 지 3개월 만이다.

배달 시장의 침체분위기가 나타나자 서빙로봇 렌털·판매를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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