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에코’, 첫해 약 1010만 병 팔려
병뚜껑 활용하거나 친환경 캠페인 등으로 브랜드 가치 알려
농심은 제품명, 페트병에 음각으로 새겨 상반기 출시 예정

 

편의점을 방문한 고객이 무라벨 생수를 꺼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편의점을 방문한 고객이 무라벨 생수를 꺼내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미래경제 김금영 기자] 국내 생수 업체가 친환경 경영을 위해 브랜드 라벨을 뗀 ‘무라벨 생수’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마케팅, 차별화 전략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수 시장 누적 점유율은 제주삼다수(41.1%), 아이시스(13.7%), 백산수(8.3%), 강원 평창수(4.2%), 유통업체 PB 상품(18.6%)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친환경 경영이 강조되면서 무라벨 생수를 내세운 롯데칠성음료가 생수 업계 1위 제주삼다수를 바짝 뒤쫓고 있다. 

무라벨 생수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건 롯데칠성이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1월 플라스틱 라벨을 뗀 생수 ‘아이시스 에코’를 출시했고, 첫해 약 1010만 병이 팔리는 성과를 거뒀다.

CU가 선보인 무라벨 PB생수도 출시 후 약 한 달(2월 25일~3월 20일)만에 해당 제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78.2%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생수 전체의 매출이 20.4%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약 3.8배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GS25 또한 지난달 22~28일 무라벨 PB생수 매출이 출시 첫 주 대비 472% 신장했다. 반면 일반 생수 매출은 31.5% 오르는 데 그쳤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묶음 포장재 디자인을 새단장하고 브랜드 차별화에 나섰다. [사진=롯데칠성음료] ⓜ
롯데칠성음료는 묶음 포장재 디자인을 새단장하고 브랜드 차별화에 나섰다. [사진=롯데칠성음료] ⓜ

이처럼 잘 나가는 무라벨 생수이지만 그만큼 고심도 깊다. 기존 타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었던 라벨이 제거돼 어느 업체의 제품인지 알리기 힘든 점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느 업체의 제품인지 하나하나 따지지 않고 단순 가격 비교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브랜드 제고 효과가 효과적으로 발휘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생수업계는 브랜드 상징색을 브랜드 뚜껑에 활용하거나 캠페인, 브랜드명을 음각에 새기는 등의 방식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롯데칠성은 아이시스를 강조하기 위해 브랜드 상징색인 핑크색을 병뚜껑에 적용했다. 묶음 포장재 디자인도 새단장하고 브랜드 차별화에 나섰다.

소비자가 무라벨 생수임에도 아이시스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상징색인 분홍색 및 파란색을 주 컬러로 활용하고 로고도 크게 노출시켰다.

국내 최초 무라벨 생수로서 ‘2020년 자원순환 착한포장 공모전 환경부장관상 최우수상’, ‘2020년 우수디자인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제14회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상’ 등 다양한 수상 성과를 담았다.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획득한 내용도 포함시켰다.

농심은 무라벨 생수를 상반기 안에 출시 예정이다. [사진=농심] ⓜ
농심은 무라벨 생수를 상반기 안에 출시 예정이다. [사진=농심] ⓜ

지난달엔 네이버와 손잡고 친환경 메시지를 전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에코 전체 판매액의 2%를 해피빈을 통해 환경 단체에 기부하고, 아이시스 에코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선착순 1500명을 대상으로 무라벨 생수 페트병을 수거할 수 있는 다용도 수거백을 증정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올 상반기 안에 라벨 없는 백산수를 출시할 예정인 농심은 라벨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제품명을 페트병에 음각으로 새겨 넣어 간결한 디자인을 내세울 계획이다. 

또 판매 전략에서 차별화를 둔다. 다음달부터 무라벨 생수를 가정배송과 온라인 몰에서 판매를 우선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중 무라벨 생수 출시 예정인 업계 1위 제주삼다수도 무라벨 제품을 가정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만 우선 판매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 기조에 맞춰 무라벨 생수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갈 것”이라며 “기존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 활용돼 온 라벨에만 기대서는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대표 상징색이 있는 경우엔 이를 활용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새로운 마케팅 차별화 포인트를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금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