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 1098억 순손실 불구…국내 증권사 12곳 5억 이상 고연봉 지급 논란

▲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증권업계가 최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 및 오너 등 등기이사들에게는 고연봉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주요 27개 증권사 중 등기임원의 지난해 연봉이 5억원 이상인 회사는 총 1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수준의 지난해 보수를 받은 대표이사는 제갈걸 전 HMC투자증권 사장으로 보고됐다.

제 전 사장은 지난해 보수로 총 19억8500만원을 지급받았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의 지난해 보수도 16억7200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신 전 현대증권 사장이 16억820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았고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지난해 연봉 6억3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와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도 각각 17억7390만원, 12억5777만원의 보수를 지급 받았다.

이 밖에 강찬수 KTB투자증권 사장은 취임 이후 4개월동안 13억원을 받았고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의 연봉도 6억원, 김기범 KDB대우증권도 5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양사태를 일으킨 현재현 동양증권 회장 역시 7억3300만원의 보수가 지급됐다.

증권사들의 고연봉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해 증권업계 불황으로 증권사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중 HMC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갈걸 전 HMC투자증권 사장에게 총 보수 19억8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증권 역시 지난해 438억1500만원의 적자 속에서도 김신 전 현대증권 사장에게 통 16억82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또한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에게도 지난해 연봉 6억37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와 김용범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도 각각 17억7390만원, 12억5777만원의 보수를 지급 받았다.

또한 임일수 전 대표이사에게 4개월간 7억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한 한화투자증권 역시 613억64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김기범 사장에게 5억원을 지급한 KDB대우증권도 337억86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고연봉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해 증권업계 불황으로 증권사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62개 증권사들은 지난해 10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02회계연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19개, 외국계 9개 등 28개 증권사가 적자를 냈다.

관련 업계에서는 증권사 대표이사, 회장 등 등기임원의 고연봉에 대해 비판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 불황이라는 말에도 생각보다 많은 대표이사와 오너들이 5억원이 넘는 고연봉을 받고 있다”며 “업계 불황이라는 말이 임원들에겐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다수의 증권사들은 적자를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을 대상으로 고액 연봉을 지급함에 따라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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