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 임금·단체협약 협상까지 임금인상률 등 이견 못 좁혀
직원 간담회 예정 돼 있었으나 열리지 않아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가운데, 공교롭게 임금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노조는 같은 날 쟁의 행위 준비 수순에 들어갔다.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전날까지 사측과 10차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했으나, 임금 인상률 등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이날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노위는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받으면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 공익위원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꾸려 10일간 중재를 시도하게 된다.

중재에도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않으면 지노위는 조정 중지를 결정하고, 이 경우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는 그동안 직원 임금이 삼성 계열사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었다며 기본임금 인상률 12%와 유급 휴가 확대, 초과근무 수당 체제 개편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상생노조 가입자 수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비용 계산이 안 돼 안건에 대해 의견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설립된 상생노조는 그동안 인터넷으로 가입신청을 받은 노조원이 2천138명이라는 명부를 제시하며 이는 사용자를 제외한 삼성바이오 전체 직원 4천250여명의 과반에 해당해 단체협약이 비노조원에게도 적용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또 회사가 지난해 7월부터 명절 귀성 여비를 통상임금에 포함한 것과 관련, 통상임금을 토대로 산정하는 야근수당 등을 다시 계산해 소멸시효가 남아있는 미지급분을 지급하라며 이달 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교롭게도 노조가 쟁의조정시청서를 제출한 날 이재용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찾아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5공장 현장과 현재 본격 가동중인 4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한 뒤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로드맵,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보고받았다. 

특히 이날 직원들과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정상 부득이한 사정으로 간담회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삼성전자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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