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현대차·기아 등 주요 기업 성과급 지급 두고 마찰

국내 기업들의 성과급 지급을 두고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이 최근 잇달아 쏟아져 나오고 있다. [PG=연합뉴스] ⓜ
국내 기업들의 성과급 지급을 두고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이 최근 잇달아 쏟아져 나오고 있다.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성과급 문제로 직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통상적으로 성과급은 기업 실적에 반영해 결정되는 상황이지만, 올해는 기업의 실적과는 상관없이 성과급 지급을 두고 직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성과급 지급을 두고 직원들의 반발이 가장 거센 곳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의 조합원은 이달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

노조가입의 급증 원인은 성과급 때문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지급률이 연봉의 0%로 책정됐다.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률도 DS부문은 작년 하반기 기준 평균 월 기본급의 12.5%로 상반기(25%)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DS부문 내에서도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는 0%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사내 게시판 나우톡에는 노조 가입 인증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실적 악화에도 격려금 지급 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직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반도체 한파로 7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지만, 생산성격려금(PI)으로 기본급의 50%와 함께 격려금 200만원, 자사주 15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성과급뿐 아니라 올해 임금 인상률을 놓고도 진통이 예상된다. 최근 사쪽은 예상 물가 인상률 수준인 2.5%를 제시한 반면, 사용자·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와 대표 교섭권을 가진 노조는 각각 5.74%와 8.1%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단체행동을 위한 쟁의대책위원회도 가동한 상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임원들은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경영 실적이 너무 좋아서 성과급 갈등이 빚어지는 곳도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최대 성과에 따른 공정 분배를 위해 ‘특별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 노조원들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최근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은 조합원이 흘린 피와 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최대 실적에 맞게 특별성과급을 당당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에도 노조가 특별상여금을 요구했고, 사쪽은 노조 요구 뒤 일주일 만에 현금 400만원과 주식 10주(기아는 24주) 지급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특별성과급의 경우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향후 임단협에서도 넘어야할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분사 이후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도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성과기준 공개 및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며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트럭은 대형 전광판에 '직원들은 불만가득', '성과보상 공정하게' 등의 문구를 달고 여의도 일대를 돌아다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2조1000억원)을 냈는데, 성과급은 전년에 절반에 못 미치는 평균 기본급의 362%를 지급하기로 했다. 

회사 쪽은 "성과급은 매년 동일한 산정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직원들의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김동명 사장은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사업 실적 대비 구성원들이 기대하는 수준과 괴리감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1분기 안에 납득할 수 있는 성과급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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