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강화위 "리더십 발휘 힘들어" …클린스만 "선수단 불화, 경기력 영향" 주장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협회에 건의했다.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위원회 이후 브리핑을 열어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위원회의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이달 7일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졸전 끝에 지며 탈락했다.

역대 최고 전력을 살리지 못했다는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해외 체류를 비롯한 태도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며 아시안컵 이후 경질 여론이 거세졌다.

여기에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선수들 사이 내분이 있었던 점도 드러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팀 관리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이날 전력강화위의 경질 건의로 이어졌다.

황보 본부장은 "위원회에서 아시안컵 준결승 때 (조별리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팀을 상대로도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고, 재임 기간 선수 선발 관련해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단 관리 관련해선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지도자로서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데서 부족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국내 체류 기간이 적은 근무 태도와 관련해서도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다', '여러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회복하기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보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내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면서 "전력강화위원들이 '전술 부재'를 중점적으로 얘기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그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자문을 목적으로 설치된 기구로, 감독 거취 등을 직접 결정할 권한은 없다.

전력강화위 결과와 앞서 13일 열린 경기인 출신 임원 회의에서 나온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축구협회 집행부가 조만간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결단만 남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였고,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29억원 안팎으로, 축구협회는 약 7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축구 대표팀은 3월 A매치 기간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홈, 원정 경기를 연이어 앞두고 있다. 첫 경기가 3월 21일 홈 경기이며, 소집은 18일께로 예상돼 시간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터라 이 기간엔 임시 사령탑이 대표팀을 이끌 공산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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