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매출‧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 잇달아 경쟁업체에 내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CG=연합뉴스] ⓜ 2024.01.18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CG=연합뉴스] ⓜ 2024.01.18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전자의 양대 축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흔들리고 있다. 잇달아 경쟁업체에 밀려나며 왕좌를 내주는 등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은 399억500만달러로 전년(638억2300만달러)보다 37.5% 감소하며 반도체 1위 자리를 인텔에 내줬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주력제품인 메모리반도체 불황여파로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반면 라이벌 인텔은 같은 기간 486억6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보다 16.7% 줄었지만 삼성전자보다 적은 감소폭으로 지난 2021년 이후 2년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삼성은 주력인 D램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I 확대로 주목받고 있는  HBM, DDR5 등 고성능 D램 분야에서도 2위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인 미국 엔비디아의 제품 수주에 난항을 겪는 사이 하이닉스만 4세대 제품을 수개월 먼저 독점 공급했다. 

이로 인해 D램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점유율 격차는 4.6%p까지 줄어들었다. 삼성전자가 늘 10%포인트 이상 SK하이닉스를 따돌렸는데 3분기에 역대 최저수준으로 좁혀진 것이다. 

'갤럭시 언팩 2023(Galaxy Unpacked 2023: Share the Epic)'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3 울트라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갤럭시 언팩 2023(Galaxy Unpacked 2023: Share the Epic)'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3 울트라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또다른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7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2억2660만대(19.4%)를 기록하며 애플(2억3460만대‧20.1%)에 밀려 13년간 지켜온 왕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애플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삼성전자가 1위를 놓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애플은 작년 9∼10월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출하량을 끌어올린 반면, 삼성전자는 저가 모델의 점유율을 중국 업체들에 빼앗기며 판매량이 되레 감소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새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서 대형 M&A에 대해 언급했지만 여전히 이렇다할 진행상황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전장 산업 강화를 위해 약 9조2000억원을 들여 하만을 인수한 이후 대형 인수·합병이 없었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은 2017년 240조원에서 2023년 258조원(잠정)으로 사실상 정체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연초부터 차세대 통신기술 개발 현장과 기술 전문가(명장)를 만나 연일 기술 경쟁력을 강조한 것도 따라잡힌 기술 리더쉽을 되찾기 위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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