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순익 추정치 17조 넘어서…금융지주 회장들, 경제 위기 대비와 상생금융 등 강조

4대 금융지주(신한금융,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가 올해도 사상최대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4대 금융지주(신한금융,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가 올해도 사상최대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도 17조원이 넘는 순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7조23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순익 추정치(16조5510억원)보다 4.1% 더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은행 이자이익의 대폭 증가를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별다른 이익 변동 없이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만 놓고 보면 순이자마진(NIM)이 소폭 축소되더라도 가계·기업대출 잔액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2조원에 달하는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에 따른 비용 증가가 실적에는 크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금융지주별로 KB금융의 순익이 5조1968억원으로 3.1%, 신한금융의 순익이 4조9219억원으로 3.8%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하나금융이 3조9433억원, 우리금융이 3조1696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각각 4.5%, 5.7%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증권, 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들의 이익 기여도 변수로 꼽힌다. KB증권의 올해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지주들의 은행 자회사 이익은 3.4%, 비은행 자회사 이익은 15.2% 증가할 것으로 언급했다.

무엇보다 금융지주들은 ‘이자 장사’ ‘돈 잔치’ 등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한 듯 올해 경영 여건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저소득 및 취약계층을 위한 상생금융에 더욱 나서는 분위기다.

금융권은 실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건설사 우발 채무 및 2금융권의 리스크 등 글로벌 경기 둔화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의한 복합 위기로 은행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며 올해 경영 목표를 낮추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신년사에서도 나타났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날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외 시장에서 진정한 강자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만드는 ‘방법’ 즉 ‘경쟁과 생존’ 이 아닌 ‘상생과 공존’으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KB고객’의 범주에 항상 ‘국민, 그리고 사회 전체’를 포함해 재정의하고 KB-고객-사회의 ‘공동 상생전략’을 추진해 나갈 것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KB는 모든 순간 고객과 연결되어 최고의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며 모든 금융상품과 서비스 기능을 고객 접점 어디든 맞춤형으로 플랫폼에 탑재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비대면 중심으로 근본적이고 과감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고객중심은 신한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키워드”라며 “규모와 성과에만 몰두한다면 ‘고객’이라는 본질을 놓칠 수 있어 고객의 성장이 신한의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은 고객중심, 일류신한 달성을 위해 신한인이 가져야 할 일상의 기준”이라며 “기존의 성공 방식만 고집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금융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금리 상승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지만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는 이러한 금리 체계가 정한다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킨다”며 “이미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항변보다는 우리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을 멈추자는 것도, 무작정 나누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손님, 직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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